실시간 뉴스



"원가 올라 어쩔 수 없다더니"…뒤로 1조 탈세


농축산·식품·플랫폼 41곳 세무조사
계란농가 3~5년간 수십억 매출누락
유령회사 앞세워 돼지고기 관세혜택
배달플랫폼 1조원대 이익 해외 이전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장바구니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돼온 업체들이 표면적으로는 원가상승을 내세워 가격을 인상하면서 이면에선 거액의 이익을 숨겨 세금을 탈루한 정황이 무더기로 포착됐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물가안정을 저해하는 시장교란 사업자 41곳이 국세청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번에 적발된 탈루혐의 금액만 1조원에 이른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 연합뉴스]

14일 국세청은 농축산물 유통업체 23곳과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플랫폼 16곳, 패션플랫폼 2곳을 대상으로 착수한 세무조사 배경을 공개했다.

이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상승과 고환율 등 대외요인을 가격인상 명분으로 삼는 동시에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와 허위 원가계상 방식을 동원해 장부상 이익을 축소했다.

계란 생산농가들은 다년간 수입금액을 누락한 수법이 드러났다. 앙계 영농조합법인 A사는 특정거래처에 무자료거래를 요구해 10억원대 수입금을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실제 근무하지 않는 사주 부모와 배우자에게 급여명목으로 약 5억원을 지급하고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1억원도 수익에서 제외했다.

이같은 수법은 A사에 그치지 않았다. 조사대상에 오른 계란 생산농가 11곳은 최근 3~5년에 걸쳐 수십억원대 매출을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의 돼지고기 코너. [사진=연합뉴스]

돼지고기 유통업체는 정부의 물가안정 지원책인 할당관세제도를 악용했다. B법인은 0% 할당관세로 수입한 돼지고기를 유통과정에 대표 자녀명의 유령회사를 끼워 넣었다. 마진을 챙긴 뒤 단기간에 폐업하는 방식으로 세제혜택을 우회 수취한 혐의다.

해외법인에 이익을 넘긴 사례도 적발됐다. 종합식품업체 C사는 제품가격을 올리는 과정에서 해외 현지법인 인건비 50억원을 대납했다. 해외법인에 500억원대 자금을 지원하고도 이자 약 60억원을 회수하지 않은 정황도 포착됐다.

국세청은 C사가 국내 납세의무를 축소하기 위해 이익을 해외법인에 유보하면서 가격인상 요인은 국내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패션플랫폼 D사는 입점업체에 높은 수수료를 물리거나 가격을 기습적으로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칙적인 회계처리로 매출을 누락하고 특수관계법인에 광고비·용역비를 과도하게 지급해 원가를 부풀린 혐의도 받는다.

배달플랫폼은 규모가 더 크다. 국내에서 창출한 1조원대 이익을 복잡한 자본거래를 통해 독일 모회사로 이전하면서 국내에서 원천징수해야 할 1000억원대 세금을 내지 않은 역외탈세 혐의로 조사대상에 올랐다.

해외 관계사에 업무지원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은 혐의도 받고있다. 국세청은 배달플랫폼 E사가 프로모션 비용을 음식점과 슈퍼마켓 등 입점업체에 수수료·광고비 형태로 전가한 부분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 연합뉴스]
국세청 본청 현판. [사진=연합뉴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외국법인이든 국내법인이든 우리 법인세를 내게 돼 있다"며 "해당업체 경우 1조원대 이익을 국내 세금 부담 없이 해외로 이전한 게 가장 큰 혐의"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법인 경우 조세조약을 적용하면 10%인 1000억원 정도로 계산된다"며 "납세자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가격인상 근거로 내세운 재료비와 유통비 등 생산원가가 실제로 적정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거래처와의 정상거래 여부는 물론 법인자금 유출을 통한 사주일가 재산형성 과정까지 추적할 계획이다.

이 국장은 "차명계좌를 통한 수익은닉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명의대여 등 조세범죄 혐의가 드러날 경우 즉시 조세범칙사건으로 전환해 단호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설래온 기자([email protected])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원가 올라 어쩔 수 없다더니"…뒤로 1조 탈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