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앞으로 자율주행이 없는 자동차는 판매하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 시점이 내년일지 내후년일지 단정하긴 어렵지만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가까이 와 있습니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포티투닷(42dot)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이 11일 포티투닷(42dot) 사옥에서 진행된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956ef95e40ae8.jpg)
박 사장은 "자율주행 경쟁은 더 이상 특정 기능의 우열을 가리는 경쟁이 아니다"라며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며 그 결과를 얼마나 신속하게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서둘러 제공해 고객이 실망하면 신뢰를 다시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속도와 품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두 가지를 함께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선을 그었다.
엔비디아와 협업으로 속도, 아트리아AI로 내재화…투트랙 전략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이 11일 포티투닷(42dot) 사옥에서 진행된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a2ae788d8ea16.jpg)
현대차그룹은 이날 자율주행 핵심 전략으로 투트랙 전략을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검증된 기술로 초기 양산 속도를 확보하는 동시에, 포티투닷이 자체 개발하는 E2E(End-to-End) 시스템 '아트리아 AI(Atria AI)'로 장기 경쟁력을 내재화하는 구조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10 기반 레벨 2+ 기능은 2028년 상반기, 레벨 2++는 2028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반면 자체 기술인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 2++ 양산 목표 시점은 2029년 하반기로 약 1년의 시차를 뒀다.
박 사장은 그 이유에 대해 "총력을 다하면 더 빨리 할 수도 있었다"면서도 "서둘러 양산하면 우리가 가야 할 완전한 '노스 스타(궁극 목표)'보다 거리가 먼, 어정쩡한 레벨2++를 양산하게 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이 11일 포티투닷(42dot) 사옥에서 진행된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464a2ef76d824.jpg)
그는 테슬라·엔비디아 시절 겪은 가장 큰 실패로 "눈앞의 것을 빨리 하려다 인력이 소진되는 것"을 꼽으며 "엔비디아 기술로 양산을 진행하는 동안 운명을 엔비디아에 맡기는 게 아니라 우리만의 노스스타인 아트리아에 리소스를 집중하자는 선택과 집중의 결과가 2029년 하반기"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협업 과정에서 나오는 데이터 역시 아트리아 개발에 그대로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2027년까지는 주행·주차·능동안전 기능의 완성도를 높이고, 2028년은 엣지 케이스 데이터를 모아 안전성을 끌어올리는 기간, 2029년은 북미·유럽 등 해외 안전 인증을 준비하는 기간이라는 구상이다.
데이터 수집·학습·검증·적용으로⋯데이터 확보의 선순환 구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이 11일 포티투닷(42dot) 사옥에서 진행된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438122a99b270.jpg)
이날 발표의 핵심 개념은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이었다. 데이터 플라이휠은 차량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 학습과 검증에 활용한 뒤, 개선된 모델을 다시 차량에 적용해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다.
권정현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부사장) 겸 포티투닷 AD Division Lead는 플라이휠의 회전 속도가 규모·품질·효율·운영 네 요소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점은 최종 속도가 각 요소의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결정된다는 것”이라며”어느 하나라도 0에 가까우면 나머지가 아무리 커도 전체가 멈추게 된다"고 말했다.
데이터 확보 규모 면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연간 7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양산 역량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필요한 실주행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이 11일 포티투닷(42dot) 사옥에서 진행된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02b2678358149.jpg)
데이터 수집은 40여대의 전용 차량이 주야간으로 담당한다. 차량 한 대당 주당 80시간 이상의 데이터를 모으며, 도로공사 구간·악천후·급격한 차로 변경·이면도로 주정차 차량 같은 실제 엣지 케이스를 포함한다.
권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양산이 본격화하면 5년 이내에 경쟁사가 누적한 데이터양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규모는 "잠재력일 뿐"이라며 AI가 어려워하는 엣지 케이스를 골라내는 품질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또 권 부사장은 이 플라이휠을 현대차그룹 차량으로만 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활용 범위를 그룹 안팎으로 넓히는 '데이터 유니언' 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특정 기업끼리 데이터를 맞바꾸는 교환 개념이 아니라 표준화된 센서 체계를 기반으로 여러 차량과 조직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동일한 기준으로 축적·학습하는 생태계를 뜻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부터 AI 모델의 성능을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핵심 기술들을 데이터 플라이휠에 접목시키고 있다.
AI 모델이 오인식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워하는 주행 상황(엣지 케이스)을 자동으로 선별해 우선적으로 학습하는 하드 이그잼플 마이닝 기법을 활용하거나, 효율을 위해서는 실주행 데이터를 3D 가우시안 스플래팅으로 재구성해 위험 상황을 가상으로 반복 검증하고 있다.
또 운영 측면에서는 한국과 미국 개발 거점을 잇는 '팔로우 더 선(Follow-the-Sun)' 체계로 24시간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자율주행을 넘어 피지컬AI로…VLA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박민우 사장이 11일 포티투닷(42dot) 사옥에서 진행된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b663a3c78bc69.jpg)
또 포티투닷은 시각 정보와 언어적 추론, 차량 행동 생성을 통합한 VLA 기반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VLA는 시각 정보 인식(Vision), 언어 기반 추론(Language), 행동 생성(Action)을 하나의 모델로 결합하는 기술이다.
기존 E2E 자율주행 모델과 VLA 모델을 병행 개발해 자율주행 기술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존 E2E 모델이 주행 입력을 차량의 행동으로 직접 연결한다면 VLA 모델은 여기에 언어 기반의 상황 이해와 추론 과정을 더해 복잡한 주행 상황에 대한 판단력과 설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은 피지컬 AI를 대표하는 기술이자 자동차 산업이 AI 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의 중심에 있다"며 "기술 개발 속도와 안전은 서로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다. 더 많은 예외 상황을 발견하고 학습할수록 자율주행은 더욱 안전해질 수 있으며 충분히 검증된 기술만을 적용한다는 원칙 아래 개발 속도와 안전성을 함께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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