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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미중 갈등의 최대 수혜가 미국도 중국도 아닌 제3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도 베트남 등 중간 생산거점을 활용해 양국 시장을 동시에 연결하는 구조를 키웠지만 그만큼 공급망 충격이 국내로 번질 위험도 함께 커졌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13일 'BOK 이슈노트: 지정학적 분절 속 글로벌 경제연계는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가'에서 "미·중 간 직접 교역은 줄었지만 '커넥터 국가'가 중간 거점으로 기능하면서 글로벌 경제 연계 역할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커넥터 국가는 미국의 최종 시장과 중국 중심 생산망 모두와 긴밀하게 연결된 국가다.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이 대표적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커넥터 국가는 지정학적으로는 미국에 가까워졌지만 지경학적으로는 중국에 가까운 입장을 유지하거나 중국 쪽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미중 양측과 강한 경제적 연계를 유지해 온 우리나라·일본·호주는 지정학·지경학 모두에서 미중의 중간 위치를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정선영 한은 아태경제팀장은 "최근 연구들에서는 커넥터 국가의 역할이 단순히 중국의 우회 경로나 제3국에 그치지 않고 현지 생산과 외국인 직접 투자와 늘어나면서 생산 거점의 기능도 강화된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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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우리나라가 대베트남 수출로부터 얻은 부가가치 중 최종적으로 미국의 최종수요와 연결된 비중은 2016년 11.1%에서 2022년 18.5%로, 중국의 최종수요와 연결된 비중은 7.3%에서 13.9%로 높아졌다"며 "커넥터 국가의 생산망을 통한 미중과의 연결이 모두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업종에서는 미국으로 연결되는 비중이 12.8%에서 21.0%, 중국으로 연결되는 비중이 11.2%에서 19.4%로 크게 높아졌다. 베트남 생산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수출 부가가치가 미국과 중국의 최종 수요로 연결되는 비중이 모두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정 팀장은 "우리나에서 베트남으로 수출한 것 중 현지에서 완성품으로 제작돼 미국과 중국으로 향하는 비중이 3분의 1에 달한다"며 "미중 갈등 이전에는 18~19%의 비중이었는데 갈등 이후에는 3분의 1까지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중간재가 제3국의 생산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이어지는 간접 경로에서는 중국 경유 비중은 낮아지고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 경유 비중은 높아졌다.
한은은 "한국도 기존 아세안 생산망을 활용해 미중 두 시장 모두와의 연결을 유지해 왔다"며 "생산·수출 경로의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공급망의 회복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원산지 규정이나 우회 수출 조사 등 공급망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 그 여파가 한국 기업과 국내 중간재 수요에까지 미칠 수 있는 위험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팀장은 "연계 강화에 따라 갑작스러운 충격이 생겼을 때 생산이 하부에서 멈춰버릴 위험 가능성은 더 커졌다"며 "커넥터 국가가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연계를 견고하게 하는 채널로 기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공급망 상에서 관리해야 하는 잠재적인 위험은 더 커졌다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한은은 "커넥터 국가를 통한 완충 기능을 활용하는 동시에 공급망 충격이 국내로 파급될 가능성을 함께 관리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지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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