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변압기 호황, 철심 공장까지 바꿨다…전기강판 수요도 ‘꿈틀’


HD현대일렉트릭, 철심 적층·운반 자동화…연 생산능력 360대→380대
효성중공업도 미국 공장 증설…수주 확대 속 납기 경쟁력 강화
전기강판 품귀는 아직…AI 데이터센터 확산에 고부가 소재 수요 주목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노후 전력망 교체로 초고압변압기 수요가 늘면서 호황의 온기가 철강 밸류체인으로 번지고 있다.

당장 변압기 핵심 소재인 방향성 전기강판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다만 변압기 업체들은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전기강판을 가공한 철심의 적층·운반 공정을 자동화하고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변압기 호황의 영향이 소재 품귀보다 제조공정 혁신과 생산능력 확대에서 먼저 나타나는 모습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14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2024년 울산 500킬로볼트(kV)급 변압기 공장을 증축하면서 철심 생산공정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했다.

철심은 얇은 방향성 전기강판을 여러 겹 쌓아 만든 변압기의 핵심 부품이다. 전력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줄여 변압기의 효율을 좌우한다.

초고압변압기는 고객 주문에 따라 크기와 사양이 달라 모든 생산과정을 자동화하기 어렵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 가운데 반복 작업이 가능한 철심 적층 공정부터 자동화했다. 적층을 마친 철심을 다음 공정으로 옮길 때도 자동운반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철심을 적층하고 운반하는 일부 공정이 자동화되면서 작업 효율이 높아졌다”며 “생산 대수가 늘어난 데도 자동화 효과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철심 공정 효율화는 변압기 생산능력 확대로 이어졌다. HD현대일렉트릭은 사업보고서에 변압기 생산능력을 기존 연간 360대에서 380대로 늘려 공시했다. 철심공장 통합과 자동화로 전체 생산 흐름이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울산 공장도 추가로 증설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초고압변압기 수요 증가를 단기 호황이 아닌 구조적인 시장 성장으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변압기 생산 확대 과정에서 전기강판이나 철심이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현재 관련 소재 수급에 특별한 문제가 없고, 철심 가공 납기 때문에 변압기 생산 일정이 지연된 사례도 없다고 밝혔다.

부싱 등 일부 부품은 주문 증가로 조달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이 역시 생산을 막는 심각한 병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호주 전력망에 공급된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사진=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도 변압기 수주 확대에 맞춰 생산능력과 납기 경쟁력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현재 철심이나 전기강판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는 상황은 아니다. 필요한 원료를 사전에 확보하고 있어 소재 수급이 생산량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신 수주가 빠르게 늘면서 고객이 요구한 시기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효성중공업이 미국 멤피스 공장을 증설하는 것도 단순히 공장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북미 고객의 납기를 맞추기 위한 대응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늘어난 주문의 납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능력 확대와 납기 경쟁력 강화를 함께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이라고 말했다.

변압기의 핵심 소재인 방향성 전기강판 시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방향성 전기강판은 특정 방향으로 자기적 특성을 높여 전력 손실을 줄인 고부가 철강제품으로, 주로 변압기 철심에 사용된다.

포스코는 발전소와 AI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방향성 전기강판의 시장 관심과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생산설비 투자는 중장기 수요와 시장 추이를 종합적으로 살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변압기 호황의 효과가 전기강판 한 제품에 그치지 않고 철심 가공과 구리·동선 등 관련 소재와 공정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본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포스코의 전기강판 제품. [사진=포스코]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변압기 제조에는 방향성 전기강판으로 만든 철심뿐 아니라 철심 가공, 구리와 동선 등 여러 소재와 공정이 연결돼 있다”며 “이러한 국내 산업 생태계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전기강판이 크게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공급설비가 제한적인 만큼 향후 수요 증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전기강판 생산업체가 세계적으로 많지 않고 중국의 생산능력 확대도 시장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 변압기 호황은 전기강판 품귀보다는 철심 공정의 자동화와 변압기 생산능력 확대로 먼저 이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과 노후 전력망 교체로 초고압변압기 시장이 구조적인 성장기에 들어서면서 경쟁의 초점도 소재 확보를 넘어 생산 효율과 납기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도 방향성 전기강판을 비롯한 고부가 소재 수요가 실제 증설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홍성효 기자([email protected])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변압기 호황, 철심 공장까지 바꿨다…전기강판 수요도 ‘꿈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