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위기를 맞은 케이블TV를 단순한 유료방송 플랫폼이 아닌 국민의 방송 접근권을 보장하는 '보편적 미디어 서비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케이블TV가 국민 3분의 1가량의 방송 접근권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이 10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주최 케이블TV 기획 세미나'에서 '케이블TV의 위기극복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 패러다임 개편 방향'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5d7e46b136d0d.jpg)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열린 케이블TV 기획세미나에서 '케이블TV의 위기극복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 패러다임 개편 방향'을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케이블TV 위기 구조적…성장기 규제 그대로 적용"
이 수석은 현재 케이블TV가 처한 위기를 일시적인 경영 악화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진단했다. 그는 "케이블TV 산업이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런데 우리 방송 법제와 제도는 도입기나 성장기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케이블TV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는 가입자와 수신료 수익 감소에 직면한 반면 콘텐츠 사용료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 수석은 "방송사업 부문만 놓고 보면 대략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나타나고 있다"며 "케이블TV의 본업인 방송에서 적자가 나는 '주객이 전도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콘텐츠 대가 산정 방식 개선과 방송통신발전기금 부담 완화, 약관·채널 구성 등 규제 개선이 대표적이다.
이 수석은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케이블TV 사업자의 비용 부담을 어떻게 줄여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콘텐츠 대가와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이 대표적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수익성과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8VSB 사라지면 취약계층 부담 커져…복지적 가치 봐야"
이 수석은 케이블TV의 지속 필요성을 '방송 접근권'에서 찾았다. 그는 "케이블TV는 가입자 기준으로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의 거의 정확하게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며 "지역 구석구석에 방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편성과 공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저가형 디지털방송인 8VSB의 역할을 강조했다. 8VSB는 양방향 미디어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실시간 고화질 방송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24년 가입자 매출 기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2471원으로 다른 유료방송 서비스보다 최대 81.4% 낮다.
이 수석은 "케이블TV가 없어졌을 때 8VSB를 이용하는 국민들은 지금 내는 미디어 이용요금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며 "취약계층이나 지방 중소도시의 미디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없이 케이블TV가 약화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미디어 복지라는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디어는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민주시민으로서 시민성을 함양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이라며 "미디어 기본사회가 구현되려면 무엇보다 미디어의 지속 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이 10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주최 케이블TV 기획 세미나'에서 '케이블TV의 위기극복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 패러다임 개편 방향'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228594e00724b.jpg)
"규제 제로 지대도 검토해야"…지역소멸 대응과 연계 제안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도 케이블TV의 지역성과 공적 기능을 살리는 방향으로 정책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종윤 서울대학교 교수는 "웬만한 정책으로는 케이블TV의 위기에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보편적 미디어 복지와 지역성, 실시간 방송 생태계에서 케이블TV가 수행하는 기능을 새로운 정책 기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채널 지원을 지역소멸대응기금과 연계해 지역 일자리와 콘텐츠 생태계를 함께 살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양한열 오픈미디어정책연구소 소장은 "OTT와 경쟁하는 케이블TV에 요금·약관·채널 구성 규제를 지금처럼 적용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야 할 때"라며 "시범적으로라도 '규제 제로 지대'를 만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선임연구위원도 콘텐츠 대가 협상 원칙과 블랙아웃 방지 등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8VSB를 보편적 서비스로 규정하고 공적 지원과 직접 연계하는 문제는 지상파를 포함한 미디어 기본사회라는 보다 큰 틀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안세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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