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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금융기관 이전, 위기대응 비용도 따져야


데스크칼럼 [사진=조정훈 기자]
데스크칼럼 [사진=조정훈 기자]

[아이뉴스24 장효진 기자] 정부가 최근 2차 행정·공공기관 이전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내년 상반기 이전 대상으로 못 박았다. 최대 관심사인 금융위원회는 빠졌다. 의외의 결과였다. 그러나 금융위가 이전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된 것은 아니다. 정부는 "4분기 중 이전 대상 기관을 확정해 고시하겠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에는 충분한 명분이 있다. 수도권 인구는 이미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방 소멸의 심각성은 부인하기 어렵다. 정부가 지정해 관리하는 89개 인구감소지역의 등록인구를 모두 합쳐도 약 484만명(2월 기준)에 불과하다. 지금도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겨 지역에 일자리와 인구를 유입시키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도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모든 기관에 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반드시 효율적인지는 따져봐야 한다. 특히 금융은 다르다.

금융정책과 감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대응 속도다. 금융회사 부실이나 대규모 금융사고, 외환·채권·주식시장의 급변동은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하면 금융위와 금감원,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등이 동시에 상황을 판단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필요하면 은행·증권·보험사와도 즉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러한 공조의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F4 회의'다. 재정·통화·금융정책·감독을 책임지는 4개 기관 수장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조율하는 자리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밤 11시40분,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이 F4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시장 안정 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이튿날 오전 7시 다시 만나 추가 대응책을 점검하는 등 한동안 F4 회의를 매일 가동했다. 금융위기나 시장 충격에 대응하는 금융당국의 업무가 얼마나 긴박하게 돌아가는지를 보여준다.

금융시장에서는 부처‧기관별 판단을 문서로 주고받으며 순차적으로 결론을 내릴 여유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기관의 판단이 다른 기관의 정책과 맞물려야 하고, 때로는 몇 시간 안에 시장에 메시지를 내야 한다.

문제는 금융 생태계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금융지주, 은행, 증권·보험사의 본사 상당수가 서울에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여의도에 밀집해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핵심 기능을 여기서 떼어놓으면 이동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결국 정책과 감독의 비효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화상회의와 전자결재가 일상화된 시대에 물리적인 거리가 과거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평상시 업무라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대응까지 같은 논리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시장이 급변할 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다. 서로 다른 기관이 가진 정보를 한데 모아 판단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다. 금융회사 최고경영진과 시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긴급히 들어야 할 때도 있다.

금융위가 세종으로 가고 금감원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식으로 정책과 감독 기능까지 흩어진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금융위는 정책을 만들고 금감원은 현장에서 금융회사를 감독한다. 두 기관의 역할은 다르지만 금융사고나 시장 불안이 발생하면 정책과 감독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물리적인 분산이 반드시 대응 실패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굳이 대응 비용을 높이는 선택을 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역균형발전의 당위성만으로 금융기관 이전을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이전으로 얻는 지역경제 효과와 함께 금융감독 비용, 전문인력 이탈, 금융회사와의 업무 효율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위기 대응 능력에 미칠 영향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핵심 시장대응·검사 기능은 서울에 두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금융은 신뢰로 움직이고 위기는 속도로 막아야 한다.

/장효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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