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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쏟았지만 성과는 제각각…건설사 협력사 재해율 '희비'


현대건설·DL이앤씨 재해율 상승…GS건설·SK에코 개선
근로시간·현장규모 따라 재해건수 차이…단순 비교 한계
"협력사 안전교육 확대…위험평가·작업중지권 작동 관건"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안전예산을 늘리고 현장점검과 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협력사 안전성과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일부 건설사는 근로시간당 발생한 협력사 재해빈도가 높아진 반면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 등은 주요 지표를 개선했다. 안전관리 성과가 투자 규모에 비례하지 않으면서 투입한 예산을 실제 사고감소로 연결하는 현장 실행력이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9일 본보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협력사 재해지표는 업체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단순 사망·부상자 수뿐만 아니라 근로시간을 반영한 재해빈도인 '근로손실재해율'에서도 상승과 하락이 엇갈렸다.

근로손실재해율은 일정 근로시간당 발생한 근로손실재해 빈도를 나타낸다. 공사물량과 투입인력에 영향을 받는 단순 사고자수를 보완해 안전성과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현대건설은 안전투자 확대와 재해지표가 엇갈린 대표적 사례다. 안전경영 투자액은 2024년 2773억원에서 지난해 2985억원으로 7.6% 늘었다. 하지만 같은기간 협력사 근로손실재해율은 2.779에서 3.778로 높아졌고 총기록재해율도 0.628에서 0.812로 상승했다.

DL이앤씨 역시 협력사 재해빈도가 높아졌다. 지난해 안전경영 투자액은 957억9000만원으로 전년 1020억2000만원보다 감소했다. 협력사 근로손실재해율은 1.3001에서 1.6366으로 상승해 지난해 목표치 1.2170을 웃돌았다. 다만 사고 사망자는 1명에서 0명으로 줄어 일반재해와 중대사고 지표가 다른 흐름을 보였다.

반면 안전성과가 뚜렷하게 개선된 곳도 있다. GS건설 협력사 근로손실재해율은 2024년 2.81에서 지난해 2.79로 낮아졌고 사망자도 4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SK에코플랜트는 협력사 근로손실재해가 늘었지만 전체 근로시간이 두 배이상 증가하면서 20만 근로시간당 근로손실재해율은 1.98에서 1.46으로 낮아졌다. 중대재해와 사망도 각각 1건에서 0건으로 줄었다.

이처럼 재해건수만 놓고 건설사 안전성과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수주물량과 가동현장, 투입인력이 늘면 사고노출 규모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건설은 파트너사 근로손실재해가 2024년 320건에서 지난해 340건으로 6.3% 소폭 증가했지만 같은기간 파트너사 근로일수는 292만5728일에서 369만8240일로 26.4%나 늘어났다.

IPARK현대산업개발도 재해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협력사 사고성 재해율은 0.86%에서 0.42%로 절반수준으로 낮아졌고 고위험 재해비율도 2.14%에서 0%로 떨어졌다. 같은기간 부상자는 185명에서 80명으로 줄었고 사고 사망자도 1명에서 0명이 됐다.

눈에 띄는 점은 안전보건 총 투자비가 675억2200만원에서 505억4100만원으로 감소한 반면 현장 안전점검은 274회에서 734회로 늘었다는 점이다. 투자액 자체보다 예산을 현장점검과 위험요인 관리에 어떻게 연결했는지가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롯데건설도 관련 지표가 개선됐다. 지난해 본사와 현장을 합쳐 약 1390억원의 안전보건 예산을 집행했다. 현장 안전점검은 1352건에서 1839건으로 늘었고 산업안전교육 시간도 138만6683시간에서 162만8638시간으로 증가했다. 이를 통해 업무상 사고 사망자는 2명에서 1명으로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국내와 해외에서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국내 협력사 산업재해 건수는 537건에서 314건으로 줄었고 산업재해율은 0.97%에서 0.91%, 총기록재해율은 5.84에서 4.14로 개선됐다. 반면 해외 협력사 산업재해 건수는 3건에서 14건으로 늘었고 근로손실재해율은 0.02에서 0.16, 총기록재해율은 0.04에서 0.22로 높아졌다.

서울의 한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자재를 옮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노원·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건설사들은 협력사와 현장근로자 중심 안전관리를 더욱 다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외국인 근로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협력사 대상 직무교육과 감담회를 열어 현장의견을 수렴했다.

SK에코플랜트는 협력사 안전보건교육 시간을 대폭 늘렸고 대우건설도 작업중지권 활용을 크게 확대했다.

결국 이번 협력사 재해율 성적표는 안전투자 확대만으로 사고를 완벽히 줄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종·현장규모·투입인력 등 변수가 많은 만큼 점검과 교육이 실제 현장 위험요인 제거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건설현장은 공종과 공정, 투입인력에 따라 위험도가 계속 달라지는 만큼 안전예산을 늘리는 것만으로 재해를 줄이기는 어렵다"며 "결국 위험성평가와 점검, 작업중지권 같은 제도가 협력사 근로자의 실제 작업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산재 처벌강화 기조는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안전관리비를 늘리고 경각심을 갖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단순히 사고가 나면 처벌하는 방식으로 안전관리 실행역량을 높일 수 있을진 물음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안전규정들을 실제로 실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공사비 증가요인을 일종의 사회적비용으로 인지해 실제 공사비에 반영해주는 관례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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