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GLP-1R) 활성화 약물인 세마글루티드를 투여받은 노령 암컷 쥐에서 신체, 대사와 인지 기능이 향상되고 수명이 연장됐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세마글루티드는 당뇨병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이다. 제2형 당뇨병 치료와 비만 치료에 혁신을 가져온 성분으로 평가받고 있다. 식욕 억제, 형당 조절 등에 효과가 있다.
건강, 장수와 관련된 칼로리 제한의 효과와 비슷할 수 있는데 칼로리 섭취 감소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추가 효과를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세마클루티드가 수명 연장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GEMINI]](https://image.inews24.com/v1/a3b1256310b881.jpg)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생후 20개월 된 암컷 노령 쥐에게 세마글루티드 또는 생리식염수(대조군)를 투여하고 수명과 건강 상태를 관찰하며 수명 종료 때까지 연구했다. 그 결과 세마글루티드를 지속해 투여한 쥐의 수명이 연장됐음을 확인했다.
세마글루티드를 투여받은 쥐의 평균 수명은 834일로 대조군 쥐의 평균 수명인 742일보다 길었다. 3개월 동안 세마글루티드를 투여받은 쥐는 대조군 쥐와 비교했을 때 생리, 인지적 기능이 향상됐다. 새로운 환경에서의 운동량과 탐색 활동이 증가했다.
유전적 불안정성, 염증, 세포노화(세포 분열 정지),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단백질 조절 장애, 노화 관련 줄기세포 기능 장애 등 여러 노화 지표도 줄었다. 연구팀은 뇌의 치상회라고 불리는 영역에서 신경 줄기세포 활동 지표의 증가와 새로운 신경 세포 형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GLP-1 계열 약물이 신경퇴행성 질환과 관련된 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기존 증거를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재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두고 “사람의 노화를 효과적으로 늦추거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태”라며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가 비만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만은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노화 관련 대사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최근 여러 연구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넘어 다양한 대사질환에도 유익한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흥미로운 점은 단순한 식이 섭취 감소만으로는 모두 설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식이 제한은 오래전부터 동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대표적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 세마글루티드는 식이 섭취를 감소시키는 효과뿐 아니라 일부 생리 기능과 노화 관련 지표에서 식이 제한만으로 얻어지는 효과를 넘어서는 개선을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즉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단순한 체중 감소나 식욕 억제를 넘어 노화 과정 자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노령 암컷 마우스를 대상으로 수행된 동물실험이어서 그 결과를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기에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서영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노화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은 “논문에서 세마글루티드가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할 가능성을 제시한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며 “20개월령 암컷 생쥐에서 섭식량을 약 24% 줄이면서 수명을 742일에서 834일로 연장하는 효과를 보여 줬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연구가 암컷 단일 계통 생쥐에 국한되고 지방산 산화 등 직접적 인과성은 검증되지 않았다”며 “세마글루티드가 노화의 여러 표현형을 늦출 가능성은 증명하고 있는데 그 핵심 대사 작동 원리와 인간의 수명 연장 효과에 적용은 아직 미흡하다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