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전기차를 넘어 '수소' 자체를 미래 사업으로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이 아직 크지 않은 만큼 차량 판매에만 기대기보다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운송, 충전까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 사업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기술자가 아닌 글로벌 에너지기업 출신의 수소사업 전문가를 영입했다. 수소차를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사업까지 직접 연결하기 위한 행보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전경.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e0ccfe59cc238.jpg)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bp(옛 브리티시페트롤리엄) 출신 홍은희 부사장을 HMG에너지·수소사업본부장으로 선임했다.
홍 부사장은 bp에서 18년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소·암모니아 분야의 사업 개발과 전략 수립을 담당했다. 사업성과 투자 타당성 검토, 장기 공급계약 및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경험도 갖췄다. 2023년부터는 bp의 글로벌 수소사업 발굴 조직을 이끌며 각국 정부와의 정책 협력까지 총괄했다.
차량이나 연료전지 기술자가 아닌 에너지 전문가에게 수소사업 지휘봉을 맡긴 것도 기술개발을 넘어 투자와 공급망 구축, 사업화 역량을 강화하려는 인사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홍 부사장의 사업개발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소사업의 외연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규모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판매량은 2022년 2만 대를 넘어선 뒤 2024년 1만2866대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신형 넥쏘 출시와 중국의 연말 수요 집중 등에 힘입어 1만6011대로 반등했다.
수소차 시장은 아직 작다…'수소 생태계'로 승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은 아직 성장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전기차 판매량은 2022년 2만대를 넘어선 뒤 2024년 1만2866대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신형 넥쏘 출시와 중국의 연말 수요 집중 등에 힘입어 1만6011대로 반등했다.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4643대로 전년 동기보다 13.0% 증가했다. 현대차가 이 가운데 3337대를 판매해 71.9%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 수소상용차 판매는 54.4%, 유럽 시장은 64.1% 감소했다. SNE리서치는 전체 증가세의 상당 부분이 한국의 신형 넥쏘 판매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전기차를 넘어 수소 밸류체인 전체로 눈을 돌리는 배경이다.
현대차는 2024년 발표한 중장기 전략에서 2033년까지 수소 생태계와 밸류체인에 5조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뿐 아니라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 충전 인프라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전경.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941bb5f925219.jpg)
수소 모빌리티에서는 승용차를 넘어 버스와 트럭으로 활용처를 넓히고 있다. 국내 수소전기버스 누적 판매량은 지난 3월 말 기준 3062대다. 유럽 5개국에서 운행하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65대는 지난 1월 누적 주행거리 2000만㎞를 넘어섰다.
수소를 직접 생산하고 이를 모빌리티에 공급하는 사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하수슬러지에서 발생한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하루 약 500㎏의 수소를 생산하는 'HTWO 에너지 청주'를 가동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폐기물을 활용한 수소 생산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홍콩에서는 저탄소 수소 생산부터 충전소, 수소상용차까지 연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쉽게 말해 수소차만 파는 것이 아니라 수소를 직접 만들고 운반해 충전한 뒤 이를 버스·트럭 등에 사용하는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도 자동차 개발과는 달라진다. 수소 생산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따져 투자를 결정하고 안정적인 수소 조달처를 확보해야 한다.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해외 사업에서는 현지 기업 및 정부와의 협력도 필요하다. 홍 부사장이 bp에서 담당해 온 업무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이번 영입이 단순한 수소차 기술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수소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홍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부터 청정수소 생산, 충전 인프라까지 수소 밸류체인 전 영역에서 이미 의미 있는 성과를 쌓아온 기업"이라며 "글로벌 에너지·수소 사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의 미래 에너지 부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송대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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