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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선택①] 38세에 SK 지휘봉…28년 만에 'AI 제국'으로


정유·통신 중심서 반도체로…재계 5위→2위 도약
SK하이닉스 인수로 HBM 세계 1위 결실
노소영과 재산분할·HBM 수성·노사 갈등은 과제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최태원(65) SK그룹 회장이 1일 취임 28주년을 맞았다. 외환위기 한복판이던 1998년 38세에 그룹 지휘봉을 잡았다. 정유·석유화학과 통신이 주력이던 SK는 28년 뒤 반도체가 실적을 이끄는 재계 2위 그룹으로 바뀌었다.

변화의 중심은 SK하이닉스다. SK가 2012년 3조3747억원에 인수한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핵심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세계 1위에 올랐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의 주요 공급사가 됐고 지난 6월에는 삼성전자 보통주를 제치고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취임 이후 SK는 재계 5위에서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사진=챗GPT]
최태원 SK그룹 회장 취임 이후 SK는 재계 5위에서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사진=챗GPT]

수원 선경직물서 출발…38세에 재계 5위 맡아

SK의 시작은 1953년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이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경기 수원의 직물공장을 일으켜 세우며 출범한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이다. 이후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현 SK이노베이션)를 인수하고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까지 품으며 정유와 통신을 그룹의 양대 사업으로 키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취임 이후 SK는 재계 5위에서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사진=챗GPT]
1953년 창립 무렵의 선경직물. [사진=SK네트웍스 홈페이지 캡처]
최태원 SK그룹 회장 취임 이후 SK는 재계 5위에서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사진=챗GPT]
지난 4월 SK그룹 창립 73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상에서 인공지능(AI)으로 재현된 최종건 창업회장(왼쪽)과 최종현 선대회장. [사진=SK]

1960년생인 최 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장남이다.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유학 중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만나 1988년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했다. 당시 '세기의 결혼'으로 불렸다.

최 회장은 1992년 선경에 입사했다. 1998년 8월 부친이 별세하자 엿새 뒤 회장에 올랐다. 이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와 소버린의 경영권 공격을 겪었고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1998년 34조1000억원이던 그룹 자산은 올해 421조9790억원으로 늘었다. 재계 순위도 5위에서 2위로 뛰었다.

3.4조 하이닉스 승부…HBM으로 결실

전환점은 하이닉스 인수였다. SK텔레콤은 2011년 채권단 관리 아래 있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업황 변동이 크고 매년 수조원대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었지만 최 회장은 인수를 밀어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취임 이후 SK는 재계 5위에서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사진=챗GPT]
최태원 회장은 2012년 SK텔레콤을 통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며 그룹의 반도체 사업을 키웠다. [사진=챗GPT]

SK텔레콤은 2012년 2월 3조3747억원에 지분 21.05%를 확보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2017년 일본 도시바그룹이 경영난 속에 떼어낸 메모리 사업부(현 키옥시아) 인수에 참여했고 현재 키옥시아 지분 14% 이상을 간접 보유하고 있다. 2020년에는 미국 인텔의 낸드·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을 90억달러(약 12조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미국 솔리다임을 출범시켰다.

AI 열풍은 하이닉스의 몸값을 끌어올렸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AI 가속기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메모리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HBM 매출 점유율은 58%로 세계 1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취임 이후 SK는 재계 5위에서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사진=챗GPT]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최 회장은 지난 2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HBM 성공사를 담은 책 '슈퍼 모멘텀'을 건넸다. 6월에는 황 CEO가 SK하이닉스의 다음 세대 제품인 HBM4E(7세대) 웨이퍼에 "더 많이 만들어 달라(Please Make More)"고 적었다. 14년 전 채권단 관리 기업을 인수한 뒤 엔비디아가 공급 확대를 요청하는 회사로 키운 셈이다.

'세기의 결혼'은 파경…잘나가는 하이닉스도 숙제

최 회장은 2015년 세계일보에 보낸 편지에서 혼외 자녀의 존재와 이혼 의사를 공개했다.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한 뒤 법정 다툼은 9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혼과 위자료 20억원은 확정됐지만 재산분할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7월 파기환송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고 최 회장은 재상고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취임 이후 SK는 재계 5위에서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사진=챗GPT]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6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SK하이닉스는 올해 대학생이 뽑은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역대급 실적에 따른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커지고 있다. 통합노조는 성과급 전액 현금 지급을 요구하고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2026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국내외 경쟁도 거세다. HBM 점유율은 1년 전 69%에서 올해 1분기 58%로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세대 제품인 HBM4(6세대)를 앞세워 추격하고 세계 4위·중국 1위 창신메모리(CXMT)도 D램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서 용인·광주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미국 인디애나에서는 첫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28년 전 정유·통신이 주력이던 SK는 이제 반도체가 실적과 기업가치를 이끄는 그룹이 됐다. 최 회장 앞에는 HBM 1위 수성과 노사 안정, 국내외 투자라는 과제가 놓였다. 재산분할 소송에 따른 재원 마련도 변수로 남아 있다.

/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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