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국내 주류 소비가 감소하면서 주류업계의 제품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소주와 맥주처럼 대중적인 주종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는 데서 벗어나 도수와 맛, 음용 상황을 세분화한 제품으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는 모습이다.
24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7000kL로 집계됐다. 연간 출고량이 300만kL 아래로 내려간 것은 1998년 이후 27년 만이다. 2015년 380만4000kL와 비교하면 21.5% 감소했다.
대표 주종도 일제히 감소세다. 지난해 맥주 출고량은 151만9000kL로 전년보다 7.2% 줄었고 희석식 소주도 79만3000kL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탁주 역시 31만8000kL로 5년째 줄었다.
실제 음주 습관도 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서 주류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 음주일 평균 음주량은 6.6잔으로 나타났다. 2023년 조사 당시 9.0일, 6.7잔보다 각각 낮아졌다.
전체적인 음주량이 줄자 주류업체들은 판매량을 늘리는 것만큼 소비자의 선택 기준을 세분화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알코올 도수와 칼로리 부담부터 맛, 마시는 장소와 상황까지 서로 다른 수요를 겨냥해 하나의 브랜드 안에서도 제품군을 넓히는 방식이다.
![테라 스파클링 3종. [사진=하이트진로]](https://image.inews24.com/v1/e91eb0675b271a.jpg)
하이트진로는 맥주 '테라'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지난 3월 무알코올·무칼로리 '테라 제로' 캔을 출시한 데 이어 6월 말에는 외식·유통 채널을 겨냥한 병 제품을 선보였다. 병 제품은 출시 이후 200만병 이상 판매됐고, 캔 제품도 100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알코올 제품에서도 기존 맥주와 다른 선택지를 늘리고 있다. 이달 4일 출시한 과실탄산주 '테라 스파클링'은 토마토·레몬·수박 3종으로 구성하고 도수도 4.6~7%로 달리했다. 초도 생산 물량 150만캔은 출시 20일 만에 공장 출고 기준 전량 소진돼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제품 다변화는 기존 맥주 사업의 부진 속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2분기 맥주 매출은 17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29.2%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도 RTD를 중심으로 주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과실탄산주 '순하리 진'은 레몬·자몽·유자·상그리아 등 맛을 다양화하고 도수 역시 4.5~9%로 나눴다.
시장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하리 진 매출은 약 17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어섰다. 롯데칠성음료의 2분기 RTD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3.3% 증가했다.
주류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술을 많이 마시는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서 벗어나 적게 마시더라도 자신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를 잡는 방향으로 경쟁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소주·맥주 시장의 양적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무알코올과 저도주, RTD 등 세분화된 시장이 새로운 성장 공간으로 떠오르는 셈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인 음주량은 줄고 있지만 소비자의 선택 기준은 오히려 다양해지고 있다"며 "소주·맥주 중심에서 벗어나 도수와 맛, 음용 상황별로 수요가 세분화되면서 주류업체들의 제품 전략도 함께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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