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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투신 시도'... 시민단체, 교육감·교육청 관계자 고발


[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제주 시민단체가 서귀포시 A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학교폭력 피해 및 투신 시도 사건을 수사 기관에 고발했다. 사건 발생 266일이 지나도록 행정 서류상에 단 한 줄도 기록되지 않은 채 은폐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21일 열릴 정치하는엄마들, A초등학교 학교폭력 피해 학생 학부모, 제주경찰청 앞 기자회견 [사진=정치하는엄마들 제공]

정치하는엄마들, A초등학교 학교폭력 피해 학생 학부모는 21일 오전 제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교육감과 전·현직 교육청 관계자, A초교 전·현직 교장·교감 등 관련자를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제주경찰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A초등학교에 다니던 B학생은 학교 3층 창문에서 투신을 시도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동료 학생과 담임교사의 제지로 비극은 면했으나, 이후 사후 대응 과정에서 교육 당국의 은폐 정황이 드러나 사회적 비판이 커지고 있다.

B학생은 사건 발생 4년전 당시 열한 살이 되던 해 제주로 이주했다. A초등학교에 2학년 2학기 전학 직후부터 언어장애 및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 등으로 동급생들의 놀림과 집단 괴롭힘이 시작됐다. 투신 시도 당일에도 동급생들로부터 "역겹다" "혐오스럽다" "왜 전학 안 가냐" 등의 언어폭력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교육청 학교안전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자살 및 투신 시도 사건 발생 시 즉각적인 서면 사안 보고와 10일 이내 '학생자살(시도) 사안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되어 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 제8조는 자살 시도 학생과 그 가족, 목격 학생에 대한 지속적인 정서 지원과 심리치료를 교육감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유선 보고 외에 필수 행정 서류를 접수하지 않았고, 서귀포시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 역시 서면 제보를 받은 뒤에도 이를 학교폭력 조사에서 누락했다. 그 결과 피해 학생은 물론, 투신을 막아낸 학생조차 제때 정서 지원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가해 학생들로부터 2차 가해와 집단 따돌림에 노출되고 있다

이날 정치하는엄마들은 관련 책임자에 대한 중징계와 수사기관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아동을 보호할 헌법상·법률상 의무가 있는 교육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한 정황이 알려졌다"며 "이는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담당자는 존재하지도 않는 '신고 보류' 제도를 내세워 피해 학생 가족의 신고 의지를 꺾으려 하기도 했다"면서 "교육감은 사건이 전국적으로 보도된 이후에도 관련자 징계 요구는커녕 사과 한마디 없이 '평화로운 해결'만을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교육부는 투신 시도 사건과 그 은폐 경위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특별감사를 실시하라"며 "피해 학생과 이를 막아낸 학생에 대한 실질적 보호와 정서적 지원, 재발 방지 대책을 즉시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한 B학생 부모는 "지금도 가해자들의 괴롭힘을 계속되고 있다"며 따돌림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B학생 어머니는 "새로운 땅에서 다시 만난 딸"이라며 "제가 아이를 불구덩이 속에 밀어 넣었다는 생각에 가슴을 치며 울었다"고 말했다.

B양 어머니는 "저희 아이와 한 살 때 헤어졌다가 열 살이 되던 해에 국경을 넘어 제게 왔다"면서 "아이가 말을 잘하게 될수록, 아이가 글을 잘 읽게 될수록 반 아이들의 따돌림과 험담을 더 잘 알아듣게 되어 괴로웠다는 걸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4학년 2학기부터 아이에 대한 괴롭힘은 더 심해졌고, 아이는 아빠에게 전학을 보내달라고 졸랐다"며 "학교에서 매일 반복되는 괴롭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도 못한 채 저는 매일 아이를 학교에 가라고 했다"고 흐느꼈다.

B학생 아버지는 발언문을 통해 또래들의 집단 따돌림이 집요하게 이뤄진 정황을 폭로했다.

B양 부친은 "우리 아이를 괴롭힌 애들이 선생님께 불려 와서 수십 번, 수백 번 사과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사과하면서 선생님 뒤쪽에서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제 아이를 놀리고 위협했다"고 강조했다.

부친은 또 "아이들이 사과하는 것조차 제 아이에게는 괴롭힘이었다"면서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은 우리 부모들에게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고, 회복이 빠르다'고만 말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발언문에서 B학생은 학교는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고 토로했다.

B학생은 "초등학교는 제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엄마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일상이 된 곳이었다"며 "6학년이 된 지금, 학교에서는 아무도 제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면 방학이 끝난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가해자들의 괴롭힘을 멈추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제주도교육청은 감사관실 중심으로 한시적 민관합동 기구 구성을 발표하며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관련 조사 기구인 '제주교육 함께 회복 지원단'은 학생 자살 시도에 대한 대응과 학생 보호·지원 과정 전반에 대해 자체적인 사실관계와 조치 내용을 확인·조사할 방침이다.

/제주=현창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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