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카카오가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 사업을 중점 추진하는 카카오AI(신설법인)와 신사업 발굴·육성에 방점을 찍은 투자회사 카카오X(존속법인)로 인적분할을 실시한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재편에 사명도 바꾸는 분할을 단행하는 배경과 향후 계획까지 5가지 핵심 내용을 모아봤다.
![카카오 판교 사옥 전경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https://image.inews24.com/v1/7cbd9b12f6fa4d.jpg)
①어떻게 분리하나?⋯'카톡·AI 중심' 카카오AI와 '투자회사' 카카오X로
이번 재편으로 카카오는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뉜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50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 기반과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낸다. 카카오를 이끄는 정신아 대표가 카카오AI 대표에 내정됐다. 카카오 외에 디케이테크인, 케이앤웍스 등 운영 자회사도 카카오AI 산하에 포함된다.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페이·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를 산하에 둔다. '미래가치 투자회사'로서 계열사 관리와 신사업 발굴을 맡는다. 그룹의 투자 전문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김도영 대표가 카카오X 대표에 내정됐다.
이번 분할로 카카오는 사명까지 바꾸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재편을 꾀하는 모습이다.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은 2006년 설립됐으며 카카오톡 출시 후인 2010년 9월 카카오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4년 5월에는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을 발표했고 같은 해 10월 통합법인 다음카카오가 출범했다. 1년 후인 2015년 9월에는 모바일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명에서 다음을 떼고 카카오로 사명을 다시 바꿨으며 이후 금융(카카오뱅크·페이),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등 사업을 확장해 왔다.
②왜 재편하나?⋯"AI 시대 성장 구조 재설계" 승부수
이번 분할은 AI 시대에 대응하는 거버넌스(체제) 재편으로 해석된다. 그간 카카오 그룹은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 아래 사업을 추진해 왔다. 카카오 본사는 카카오톡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주요 계열사를 비롯한 그룹 전체 관리와 투자 등도 관장했다. 다만 이로 인해 카카오 본체가 다뤄야 하는 현안이 방대해져 의사결정의 효율을 도모할 필요성이 커졌다. 따라서 카카오를 카카오AI와 카카오X, 2개의 독립된 법인으로 나눠 각 부문의 자율성과 실행 속도를 더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과거 5개년 간 카카오 이사회의 주요 의사결정에 상당한 부분이 자회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치중돼 있었다"며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의사결정을 효율화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고 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카카오AI 대표 내정자)도 "카카오AI는 이번 인적분할을 계기로 자회사(계열사) 관리라는 역할을 분리하고 핵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며 "앞으로 AI를 중심으로 기존의 광고와 커머스(쇼핑)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드는 데 모든 자원을 배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판교 사옥 전경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https://image.inews24.com/v1/8afcc6014f1202.jpg)
③분할 후 목표는?⋯'2030년까지' 카카오AI 매출 6조, 카카오X 매출 10조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광고·커머스(쇼핑)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차별화된 이용자 경험과 수익모델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2030년까지 AI 일간 활성 이용자(DAU) 2000만명 이상을 확보하고 플랫폼 체류시간을 5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AI 광고와 에이전틱 커머스(쇼핑), 구독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확대해 2030년까지 연평균 20% 수준의 성장으로 매출 6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카카오X는 정보기술(IT)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크핀(카카오뱅크·페이·페이증권), 콘텐츠(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모빌리티 등 핵심 사업군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 신규 사업 발굴, 혁신기업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주요 분야별로 가상자산, 피지컬AI, 글로벌 팬덤을 향후 성장의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사업 성장과 신규 투자 성과를 토대로 2030년까지 주요 사업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13.3% 수준을 달성하고 매출 10조원 이상 규모의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④기존 주주는 어떻게?⋯분할 비율 따라 카카오AI·카카오X 주식 배정
인적분할은 기업을 분리할 때 신설법인의 주식을 존속법인의 주주에게 같은 비율로 배분하는 분할 방식을 말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로 결정됐다. 기존 주주는 분할 비율에 따라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다. 가령 카카오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카카오X 64주와 카카오AI 36주를 각각 받게 되는 식이다.
분할 비율에 따라 주식을 나눠 받는 만큼 김범수 창업자의 지배력에도 변동이 없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김 창업자는 카카오 지분 13.27%(5876만8747주)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도 카카오 지분 10.44%(4625만3222주)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그룹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는 역할을 이어간다.
인적분할 중심의 이번 재편은 물적분할(기존 회사가 신설법인의 주식을 100% 소유해 지배권 유지) 방식의 '쪼개기 상장'과 다르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분할로 카카오 본체가 둘로 나뉘는 데다 일부 계열사는 이미 국내 증시에 상장해 있어 할인(디스카운트) 평가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50%를 웃도는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괴리를 해소하겠다는 목표(그룹 잠재가치 추정치 34.2조원 vs 최근 3개월 평균 카카오 시가총액 16.8조원)를 내세운 만큼 분할 이후 두 법인(카카오AI·카카오X)의 합산 기업가치를 실제로 증명해 내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⑤향후 일정은?⋯내년 1월 분할 완료 계획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2027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고 2027년 1월 27일 카카오AI 재상장,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카카오X를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며 "분할 후에는 두 회사의 사업 목적에 맞춰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갖출 것이다. 다만 카카오톡 플랫폼과 자회사 간 유기적 협업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분할 후에도 고용, 근로조건, 복리후생, 사업 연속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AI로 승계되는 서비스, 사업, 인적 구성, 자산, 기술과 모델은 기존 업무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AI와 카카오X가 각자의 사업 특성에 맞는 전략과 자본 배분 원칙을 세우고 더 빠르게 실행하며 그 성과를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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