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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오랑우탄'…다음은 우리일 수 있다 [지금은 기후위기]


산림벌채와 기후재난 등으로 갈수록 개체수 줄어들어

케이지에 갇힌 오랑우탄. [사진=©WWF-Indonesia Chairul Saleh]
케이지에 갇힌 오랑우탄. [사진=©WWF-Indonesia Chairul Saleh]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1999~2015년 사이 보르네오 오랑우탄 10만 마리 이상이 감소했다. 산업화를 위한 벌채와 기후재난 등이 원인이었다. 현재 오랑우탄은 3종만이 살아 있다. 생태계에서 한 종이 멸종된다는 것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기후위기는 전 세계에 경고음을 세차게 울리고 있다. 폭염, 폭우, 폭풍, 가뭄, 산불 등 매년 전 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인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98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를 설립, 그동안 특별보고서를 비롯해 6차 평가보고서까지 내놓았다. 1995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를 독일에서 처음 열었고 올해 COP31이 튀르키예에서 개최된다.

모두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며 목소리는 냈는데 모두 ‘흰소리’에 머물렀다. 실제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지구 평균 온도는 계속 치솟고 있다. 개발과 대량 생산 등 인류의 편의만을 앞세운 채 기후위기라는 절체절명의 키워드는 상쇄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서서히 멸종하는 다른 종에 이어 이젠 인류가 멸종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매년 8월 19일은 ‘세계 오랑우탄의 날(International Orangutan Day)’이다. 멸종 위기에 처한 오랑우탄과 서식지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까지 넓게 분포했던 오랑우탄은 현재 보르네오와 수마트라 섬에서만 발견된다.

케이지에 갇힌 오랑우탄. [사진=©WWF-Indonesia Chairul Saleh]
긴팔을 활용해 울창한 열대우림을 누비는 오랑우탄. [사진=(©Anup Shah/Naturepl.com/WWF]

현존하는 종은 보르네오 오랑우탄(Bornean Orangutan), 수마트라 오랑우탄(Sumatran Orangutan), 타파눌리 오랑우탄(Tapanuli Orangutan) 등 세 종이다.

이 가운데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2017년 별개의 종으로 공식 분류됐고 현재 야생에 800마리 미만이 남아 있을 정도로 멸종 위협에 처해 있다. 보르네오 오랑우탄은 약 10만4700마리, 수마트라 오랑우탄은 1만4000마리 미만이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 종 모두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서 위급(Critically Endangered, CR)으로 분류돼 있다.

오랑우탄은 말레이어로 ‘숲의 사람(Man of the Forest)’이라는 뜻이다. 사람과 DNA의 약 97%를 공유하는 유인원이다. 수컷 오랑우탄의 키는 약 1~1.5m, 몸무게 약 60~85kg에 이른다. 양팔을 벌렸을 때 길이가 약 2.2m에 달할 정도로 긴 팔을 지녔다. 긴 팔을 이용해 나무 사이를 이동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나무 위에서 보낸다.

출산 간격은 약 7~9년으로 길다. 성장과 번식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한번 개체수가 감소하면 다시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케이지에 갇힌 오랑우탄. [사진=©WWF-Indonesia Chairul Saleh]
수마트라 오랑우탄. [사진=© naturepl.com/Anup Shah/WWF]

오랑우탄에게는 울창한 열대우림이 생존에 필수적이다. 나무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숲이 사라지거나 단절되면 먹이를 구하고 이동할 수 있는 공간도 함께 줄어든다.

오랑우탄이 처한 위기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급격한 개체수 감소다. 1999년부터 2015년까지 불과 16년 동안 보르네오 오랑우탄 10만 마리 이상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원인으로는 벌목과 산불, 팜유 농장 조성 등에 따른 서식지 훼손과 단절이다.

팜유 생산을 위한 기름야자 재배지와 도로 등 각종 기반 시설 개발로 인해 울창했던 열대우림은 여러 조각으로 나뉘었다. 넓은 숲을 이동하며 살아가는 오랑우탄에게 이러한 서식지 단절은 단순한 이동 공간의 축소를 넘어선다.

불법 밀렵과 야생동물 거래 역시 오랑우탄의 생존을 지속해서 위협하고 있다. 어린 오랑우탄은 불법 애완동물 거래의 표적이 되며, 포획 과정에서 어미 오랑우탄이 희생되기도 한다.

케이지에 갇힌 오랑우탄. [사진=©WWF-Indonesia Chairul Saleh]
팜유 농장 조성을 위해 벌채된 보르네오섬 사바 지역. [사진=©Chris J Ratcliffe WWF-UK]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과 자연재해도 위협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수마트라 섬을 덮친 폭우와 산사태로 타파눌리 오랑우탄 약 58마리가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야생 개체수가 800마리 미만에 불과한 희귀종임을 고려하면, 한 번의 자연재해로 전체의 약 7%가 사라진 셈이다.

WWF(세계자연기금)는 1970년대부터 오랑우탄 보전 활동을 펼치며 서식지 보호에 힘쓰고 있다. 핵심 과제는 ‘끊어진 숲을 다시 잇는 것’​이다. WWF는 보르네오와 수마트라 섬의 핵심 산림을 보호하고, 개발로 단절된 구역과 주변 산림을 연결하는 생태통로(ecological corridor)를 복원·관리하고 있다.

WWF는 오랑우탄을 비롯한 주요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수사기관, 지역사회, 보전단체와 협력해 밀렵과 불법 야생동물 거래 근절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WWF는 서식지 보호와 연결성 회복, 지역사회 협력, 불법 거래 방지를 아우르는 종합적 보전 활동을 통해 오랑우탄과 사람, 자연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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