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와 미국 소비자들은 이른바 ‘그린철강’ 자동차 도입에 적극적이고 보조금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철강은 생산하는 전체 공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극도로 줄이거나 완전히 없앤 친환경 철강을 말한다.
국내 소비자 10명 중 8명, 미국 소비자 10명 중 7명이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줄인 그린철강(green steel)으로 만든 자동차라면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공개된 이번 조사는 국제기후단체인 액션스픽스라우더(ASL)가 의뢰하고 글로벌 리서치 기관 칸타(Kantar)가 수행한 조사 결과이다. 한·미 양국에서 동시에 그린철강 소비자 조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6년 5월 한국(n=1001)과 미국(n=1000)에서 조사를 동시에 수행했다.
![국내 한 자동차의 수출차량. [사진=아이뉴스24DB]](https://image.inews24.com/v1/ecfc385a293c66.jpg)
그린철강으로 만든 차량에 대한 정부 보조금 도입에 대해서도 한국 77%, 미국 61% 소비자가 지지한다고 응답해 정책적 수용성 역시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린철강이 더는 일부 친환경 소비자에 국한된 관심사가 아니라 두 나라 자동차 시장에서 주류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저탄소 철강 도입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시된 정량 목표는 수준과 시점에서 한계가 있어 공급과 증가하는 소비자 수요 간의 틈이 여전히 존재한다.
철강 생산은 기후와 공중보건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배출원이다. 자동차 소재에 내재된 탄소 배출의 30~40%를 차지한다. 재생에너지, 수소, 재활용 스크랩을 활용해 생산되는 그린철강은 이러한 영향을 줄일 수 있는 핵심 수단이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화석연료를 배제한 그린철강으로 전환할 경우, 차량용 철강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95% 이상 감축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그린철강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수요는 설문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확인됐다. 50만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한국 응답자 비중은 37%였다. 같은 가격·같은 성능의 두 차종 중 하나를 골라야 할 때 그린철강 차량을 고르겠다는 응답은 67%였다.
ASL의 그린철강 선임전략 김기남 변호사는 “이번 조사에서 중요한 대목은 82%나 67%라는 수치 자체가 아니라 그 수치가 어느 집단에서 나왔는지에 있다”며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 내연기관차를 사려는 소비자, 현대차와 기아를 고려하는 소비자까지 전체 평균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은 그린철강 차량에 대해 대당 5만 엔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기후솔루션 철강팀 리드 강혜빈은 “일본은 이미 관련 차량당 5만 엔을 지원하고 있고 추가 비용도 이 범위 내에서 상당 부분 상쇄 가능하다”며 “한국도 시장 형성을 위한 지원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6년부터 한국·유럽 일부 차종에 하이에코스틸(현대제철의 20% 감축 저탄소 철강 브랜드)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2026년 지속가능보고서에서 2035년까지 30% 감축된 철강을 사용하겠다는 선언도 했다.
이 목표는 업계 선도 기업들의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30년까지 연간 20만톤 이상의 탄소 배출이 극히 낮은 철강 조달을 약속했다. 볼보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50% 감축한 철강 사용을 공언했다.
현대차의 2035년 30% 목표는 시기와 수준 모두에서 경쟁기업과 비교해 보면 뒤처져 있는 게 현실이다.
김기남 변호사는 “명확한 목표와 일정, 신뢰할 수 있는 검증 체계가 갖춰질 때 소비자, 정책, 산업 간 정렬이 가능해진다”며 “인증과 제3자 검증이 도입되면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는 위험 요인이 아니라 시장을 확대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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