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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국수·떡볶이 내놓는 카페들⋯영리한 진화인가, 정체성 혼란인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더벤티 국수·메가 닭강정·컴포즈 떡볶이⋯간편식 출시
비피크시간대 매장방문 유도⋯재고관리·품질유지 난제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초계국수 하나 부탁드립니다."

뭔가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 매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주문입니다.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더벤티는 여름시즌을 맞아 '별미 냉초계국수'를 출시했습니다. 충남 당진지역 대표맛집 '길몽가온'과 협업한 제품으로 컵에 담겨 제공됩니다.

더벤티 '별미 냉초계국수'. [사진=더벤티]
더벤티 '별미 냉초계국수'. [사진=더벤티]

더벤티는 지난 6월 간편식 메뉴 카테고리 '더벤티네 키친'을 선보이며 떡볶이·소보로밥 등 기존 커피전문점에서 보기 어려운 식사·간식류 제품들을 출시해 왔는데요, 이번 초계국수 역시 그 일환입니다.

커피전문점 식사·간식메뉴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기껏해야 조리 없이 바로 내놓을 수 있는 빵, 샌드위치 몇 종만 팔던 과거와 달라지기 시작한 지 꽤 됐습니다. 캐나다 브랜드 팀홀튼처럼 전 매장에 별도 조리공간을 갖추며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인 곳도 눈에 띕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더벤티 등 저가커피 브랜드를 중심으로 변화속도가 빠릅니다. 메가MGC커피는 컵떡볶이, 컵빙수, 라면땅은 물론 닭강정까지 팔고 있습니다. 컴포즈커피는 올해 2월 '쫄깃 분모자 떡볶이'를 정식 출시했고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메뉴를 계속 늘리는 추세입니다. 이디야커피 역시 볶음밥과 떡볶이 등 간편식 메뉴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더벤티 '별미 냉초계국수'. [사진=더벤티]
메가MGC커피가 '엠지씨네 양념 컵치킨'을 정식 출시했다. 생성형AI로 만든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메가MGC커피]

업계 관계자들은 카페에서 간단한 식사로 한 끼를 해결하는 '카페 밀' 트렌드가 대세로 떠오르며 생긴 변화라고 입을 모읍니다. 소비자 입맛에 맞추는 목적도 당연하지만 실리적인 이유도 존재합니다.

우선 식사나 간식메뉴를 판매하면 기본적으로 고객 1인당 평균 결제금액(객단가)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가커피가 유독 적극적인 이유도 이해가 됩니다.

콘셉트상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커피는 미끼상품으로 두고 다른 걸 팔겠다는 거죠. 커피를 주로 찾는 시간대외에 매장을 방문하게 만들 유인책이 되기도 합니다.

물건을 살 때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Fun+Consumer)' 트렌드를 겨냥할 수도 있습니다. "카페에서 이런 걸 팔다니" 재밌는 소비를 추구하며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구매경험을 공유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실제로 제품이 이색적일수록 입소문을 타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카페에서 초계국수까지 팔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더벤티 '별미 냉초계국수'. [사진=더벤티]
컴포즈커피가 출시한 떡볶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컴포즈커피]

하지만 긍정적 시선만 있는 건 아닙니다. 과도한 메뉴확장은 커피전문점 본질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 안팎에 적잖습니다. 커피향까지 해칠 만한 메뉴를 출시하는 건 주객전도가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신메뉴 개발역량과 마케팅 자원이 식사·간식류로 분산되면서 정작 본업인 커피품질이나 경쟁력 강화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매장운영 측면에서도 고민거리가 생깁니다. 취급하는 메뉴가 늘어날수록 가맹점주 재고관리 부담은 커지고 조리과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카페 특성상 한정된 공간과 인력으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구조인데 품질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화제성이 실제 매출로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카페에서 이런 것도 판다'는 의외성은 처음엔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소비로 이어지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결국 음식 맛이나 가격 등에서 다른 전문점 대비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냉정하게 지금은 맛과 가격 어느 쪽에서도 강점이 없는 케이스가 많이 보입니다.

카페에서 식사·간식 카테고리가 늘어나는 현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에 가까울 겁니다. 결국 커피와 음식 밸런스를 어떤 수준으로 맞추고 그 선택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각 브랜드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극단적으로 초밥, 짜장면 등을 커피와 팔더라도 소비자들이 계속 찾는다면 정답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 추진하는 메뉴확장이 소비자 변화를 읽은 영리한 진화인지 아니면 본업경계가 흐려지는 과정인지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할 때입니다.

/전다윗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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