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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마약 깐부' 회원·의사 공소기각..."檢 직접수사 범위 아냐"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이른바 '명문대 마약 동아리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동아리 회장으로부터 마약을 매수해 투약한 동아리 회원과 대학병원 의사를 기소했지만 상고심에서 공소기각이 확정됐다. 검찰의 수사범위가 아니라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2024년 5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이희동 검사가 대학 연합동아리 이용 대학가 마약 유통조직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2024.8.5 [사진=연합뉴스]
2024년 5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이희동 검사가 대학 연합동아리 이용 대학가 마약 유통조직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2024.8.5 [사진=연합뉴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3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대학생 배모씨와 30대 의사 이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명문대 마약 동아리 사건'은 2023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수도권 13개 대학 학생 수백 명이 가입한 전국 2위 규모 연합 동아리 '깐부'가 마약을 유통·투약한 사건이다. 배씨와 이씨는 2023년 '깐부' 회장 염모씨로부터 필로폰이나 MDMA, 액상대마를 구입해 투약·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염씨는 2022년 12월부터 1년간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동아리에서 만난 여자친구가 다른 남성 회원과 어울렸다는 이유로 수차례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을 유포한 혐의도 있다. 마약범행 신고자를 허위고소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이번 사건은 염씨 사건에서 파생된 배씨와 이씨 사건을 검찰이 직접 수사해 기소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마약 투약·판매 사건은 원칙적으로 검찰 직접수사 범위에서 제외됐다.

경찰은 '명문대 마약 동아리 사건'을 두번에 걸쳐 검찰에 송치했다. 2023년 12월 염씨와 신모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이 서울남부지검에 송치됐다. 이듬해 7월에는 염씨와 신씨 외 다른 공범 3명이 역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씨와 배씨의 범행은 앞서 송치된 공범 중 1명의 자수서로 드러났다. 검찰은 2024년 6월 배씨를 피의자로 조사한 뒤 이씨와의 범행을 추궁했지만, 배씨는 이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부인했다. 이에 검찰은 같은 해 8월 이씨의 주거지와 차량을 압수수색한 뒤 혐의를 특정해 배씨와 함께 재판에 넘겼다.

1심은 두 사람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배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이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배씨와 이씨가 항소했다. 두 사람은 수사개시와 공소제기가 검찰청법상 범위를 벗어났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경찰이 송치한 두 건의 사건송치서와 송치결정서에는 피고인들의 범행 및 공범 관계에 있는 범행에 대한 아무런 기재가 없고, 사건 송치 전 주범을 비롯한 공범들의 수사 과정에서도 피고인들을 피의자나 참고인으로 특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검사는 공범의 자수서를 토대로 피고인들을 수사한 뒤 기소했다는 주장이지만 피고인들의 범죄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과 수사 대상이 동일하지도 않고, 공범관계도 성립하지 않아 피고인들의 범죄와 경찰 송치 사건의 각 범죄 사이에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수사검사가 배씨 등을 수사하게 된 계기가 '공범의 자수'라는 별개의 수사단서에 기초해 개시됐기 때문에 검찰청법상 검사의 수사대상 범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배씨가 주범과 같은 동아리 소속 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접 관련성을 인정하는 것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가 무분별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수사검사가 피고인들의 마약 범행 사건을 경찰에 이송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경찰의 1차적 수사권을 배제하고 예외적으로 직접 수사를 개시하도록 할 필요성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이 상고했으나 대법원도 "원심의 공소기각 판단에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단서에서 정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최기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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