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정부가 주택을 조기착공하는 사업자에게 세금과 금융비용을 대폭 깎아준다. 공사를 일찍 시작할수록 개발부담금과 취득세 부담이 줄어들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자도 지원받는다.
지원책은 2027년에 집중된다. 2027년까지 착공하면 혜택이 가장 크며 2028년부터는 감면폭이 축소된다. 신규 공급물량을 늘리는데 그치지 않고 이미 사업을 준비중인 민간사업장 비용부담을 낮춰 실제 착공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르면 2027년까지 착공하는 주거시설에는 개발부담금 전액 면제, PF 대출금리 지원 등 조기착공 인센티브가 집중된다. [사진=국토교통부 자료]](https://image.inews24.com/v1/4eb075cbc0f3d6.jpg)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르면 전국 주거시설은 2027년까지 착공할 경우 개발부담금을 전액 면제받는다. 개발부담금은 개발사업으로 발생한 이익 일부를 사업자가 납부하는 제도다. 2028년 착공하는 사업장은 절반만 감면받는다.
서울과 경기지역에서는 PF 대출이자 지원도 병행한다. 전용 85㎡이하이면서 분양가 9억원이하인 주거시설이 2027년까지 착공하면 대출금리 1%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액을 정부가 지원한다. 2028년 착공 사업장은 지원폭이 0.5%포인트로 줄어들며 사업장당 최대 500가구까지 적용된다.
수도권 민간택지 주택사업은 2027년까지 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1년안에 착공하면 기부채납 부담을 4%포인트 낮춰준다. 2028년 사업승인을 받는 경우 완화폭은 2%포인트다.
재개발사업 혜택도 늘린다. 대책발표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사업장에서 현금청산 대상자 부동산을 사업시행자가 2027년까지 취득하고 2년안에 착공하면 취득세가 면제된다. 2028년 취득분은 75%를 감면한다.
정부가 사실상 '착공 골든타임'으로 설정한 시점은 2027년이다. 정부가 예상한 내년 착공물량은 24만9000가구로 2026~2030년 가운데 가장 적다.
이에 따라 PF 공적보증을 올해 23조원에서 내년 33조원으로 10조원 늘린다. 향후 3년간 연평균 보증규모는 28조7000억원으로 직전 3년 평균 13조1000억원의 약 2.2배 수준이다.
자금공급후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도 단축한다. 주택금융공사 PF 보증수수료를 평균 0.25%에서 0.17%로 낮춘 조치를 2027년말까지 연장한다. 보증승인을 받은 뒤 3개월안에 착공하면 수수료를 추가 10% 낮춰 자금을 확보한 사업장이 즉시 공사에 착수하도록 유도한다.
정부가 착공단계에 지원을 집중하는 이유는 민간 공급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택착공은 최근 10년 평균 61.4% 수준에 그쳤다. 아파트는 75.7%까지 회복했지만 다세대·다가구 등 일반주택은 24.3%에 불과했다.
2023~2025년 연평균 착공물량 가운데 민간비중은 수도권 80.6%, 서울은 90%에 달하는 만큼 민간 착공을 끌어올리는 정책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세금과 금융비용을 낮춘 이번 대책이 멈춰 선 사업장에 경제적 유인을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주택공급 토론회에서 "사업장이 멈춰 선 가장 큰 이유는 대출 제약 때문"이라며 금융·보증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높은 공사비와 미분양 위험, 관련 법 개정 속도가 변수로 꼽힌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6월 건설·부동산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공사비와 자금조달 부담, 미분양 누적 등 구조적 요인으로 민간 부문의 본격적인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진미윤 명지대 교수 역시 "공급 파이프라인 복원을 위한 정교한 제도 설계"를 조언했다.
법 개정 속도도 변수다. 개발부담금과 재개발 취득세 감면 등 일부 지원책은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가 2027년에 혜택을 집중한 만큼 제도시행이 늦어질수록 사업자가 실제 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간도 짧아진다.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달 국토부 토론회에서 "인허가, 착공, 분양, 준공, 입주와 같은 식으로 순환되듯 돌아야 하는데 지금은 착공 과정에서 상당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급의 파이프라인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금융·세제 지원이 중요하다면서도 시장 기대를 왜곡하지 않도록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대책의 성패는 세금을 얼마나 깎았느냐보다 금융비용과 사업성 문제로 멈춰 있던 사업장이 실제 착공으로 얼마나 전환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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