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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유령배당 사건', 국민연금 일부승소 확정[종합]


대법원, 원심 뒤집고 '사용자책임' 인정
"직접 손해만 인정"...'배상금 18억' 원심 유지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최기철 기자]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최기철 기자]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2018년 발생한 이른바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고'를 둘러싼 국민연금공단과 삼성증권 간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민연금의 일부 승소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2일 국민연금공단이 삼성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삼성증권이 국민연금에게 18억 67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실제로 발행되지 않아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전산상 만들어져 실제 주식처럼 거래됐기 때문에 일명 '유령주식 배당 사고'라고 부른다.

사건은 2018년 4월 6일 발생한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사고에서 시작됐다. 당시 삼성증권 직원이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금을 전산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주당 1000주'로 잘못 입력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삼성증권 주식 약 28억1295만주가 직원 계좌에 입고됐다.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112조원 상당이었다. 일부 직원들이 잘못 입고된 주식을 시장에서 매도하면서 약 500만주가 체결됐고, 삼성증권 주가는 장중 한때 11% 넘게 급락했다.

당시 삼성증권 주요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사고 당일 보유 주식 가운데 약 94만주를 매도하는 등 같은 해 9월까지 약 357만주를 처분했다.

국민연금은 삼성증권의 배당 입력 오류와 이후 직원들의 대량 매도로 주가가 급락해 손해를 봤다며 2019년 삼성증권을 상대로 약 299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삼성증권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을 적절하게 설계하지 않고 관련 내부 기준과 매뉴얼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데다가, 사고 발생 직후 직원들의 매도 주문도 신속하게 차단하지 못하는 등 내부통제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민연금의 청구액 전부를 인정하지 않고 삼성증권의 책임을 50%로 제한해 약 18억 6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국민연금 역시 사고 당일 상당량의 삼성증권 주식을 매도해 주가 하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

국민연금이 주장한 삼성증권의 직원에 대한 사용자책임도 1심은 인정하지 않았다. 삼성증권의 배당업무 담당 직원들의 과실과 국민연금이 입은 주가하락 손해 사이에 법적으로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본 것이다. 2심 판단도 같았다.

상고심에서의 쟁점은 삼성증권의 직원에 대한 사용자책임이었다.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고 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삼성증권 주식의 유통성, 환금성, 현행 주식거래시스템, 대량매도 경위 등을 고려할 때 배당업무 담당 직원들로서는 배당오류로 삼성증권 주식이 전산입고될 경우 주식매도 직원들이 이에 대해 매도주문을 제출할 수 있고 그 매도주문에 따른 매도계약이 체결될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배당업무 담당 직원들의 업무상 과실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국민연금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손해배상 책임 비율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국민연금의 손해 중 삼성증권이 배상해야 할 손해는 이 사건 사고가 직접 시장에 가한 충격으로 삼성증권 주식의 가격이 하락해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입은 손해에 국한된다"며 "배당업무 담당 직원들의 사용자책임을 추가로 인정하더라도 원심이 인정한 손해배상 범위, 책임제한 여부나 비율이 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기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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