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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강남 팔고 마용성 가자"…덜 똘똘한 20억 아파트로 쏠린 눈


20억~30억원대 매물 찾는 문의 급증…"절세 갈아타기" 움직임
마포·성동 등 대체지역 수요 확산…세법 확정 전 숨 고르기도
매물 회수 움직임에 호가 상승 가능성…"눈치싸움 커질 것"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으로 대출한도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면서 매수도 매도도 아직은 조용한 분위기예요. 다만 문의는 확실히 이전보다 늘었죠. 어제는 아침에만 20억원대 매물을 찾는 문의가 10통 가까이 와서 휴가 중임에도 사무실에 나왔어요. 현재 실수요자들이 강남권 상급지로 갈아타려다가 세금 부담 때문에 지역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에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대장아파트인 '당산삼성래미안' [사진=나광국 기자]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대장아파트인 '당산삼성래미안' [사진=나광국 기자]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대장아파트인 '당산삼성래미안'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는 매수 문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84㎡ 호가는 22억5000만~24억원대에 형성돼 있어 부동산 세제개편 이후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똘똘한 한 채'에 해당한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이른바 '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커질 조짐이 보인다.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는 반면 시가 20억~30억원대 주택은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강남·한강변 아파트 대신 영등포·마포·강동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준고가 단지로 절세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시가 30억원 안팎을 경계로 촘촘한 세금규제를 받는 만큼 절세를 고려한 갈아타기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으로 옮겨가는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찾은 당산동4·5가 공인중개업소에는 30억원 이하 매물을 찾는 문의가 이어졌다. 이 지역 중개업소가 주로 거래하는 아파트 단지는 △당산래미안4차 △당산현대3차 △당산센트럴아이파크 등이고 전용 84㎡ 주택형이 호가 22억5000만~25억원대에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당산동4가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앞으로 추가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고 있고 종부세 부담을 끝까지 계산해 본 뒤 이주 여부를 결정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은 상황이다"면서도 "확실히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전화 문의는 눈에 띄게 늘었는데 한 40대 부부는 강남권으로 이사를 계획했다가 대체지역으로 매물을 알아보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인근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똘똘한 한 채 현상은 완화되고 대체지역 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집주인들이 집값을 높여 부르지는 않고 있지만 매물을 거둬들인 사례는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대장아파트인 '당산삼성래미안' [사진=나광국 기자]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위)과 하왕십리동 텐즈힐1 [사진=나광국 기자]

서울에서 대표적인 중산층 주거 벨트로 꼽히는 마포구와 성동구도 비슷한 분위기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신수동 마포아이파크포레는 각각 전용 84㎡가 24억~25억원에 매물이 포진해 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텐즈힐1 전용 84㎡도 23억~24억원으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마포구 아현동 일대 Y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급하게 입주를 알아보는 수요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지만 확실히 20억원대 매물을 찾는 문의는 크게 늘었다"면서 "수요가 계속 이어질 경우 전용 84㎡ 가격이 30억원대까지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위치한 J공인중개사무소 대표도 "최근 한 고객은 이사를 고려했던 강남권 아파트 집주인이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직접 들어가 살다가 팔겠다고 통보하면서 세금 부담이 적은 한강벨트로 집을 찾고 있다고 했다"며 "앞으로 일대 아파트 호가는 지금 수준에서 떨어질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수요자들 눈치싸움도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세율이 인상되는 과표 구간이 낮아지면서 세제에 대한 심리적 저항으로 더 낮은 금액대 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실거주 요인까지 깐깐해지면서 세부담이 덜한 아파트로 매수세가 쏠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성동·성북구 등 비강남 지역 단지들이 20억원까지 집값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 등은 종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20억~30억원 주택으로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종부세와 보유세 부담이 적고 대출규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15억원 이하 주택도 호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과세표준 6억원 초과와 특히 12억원 초과 구간에 심리적 저항선이 형성되는 반면 기존과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는 과표 6억원 이하 지역은 절세가 가능한 덜 똘똘한 한 채로 새롭게 인식되면서 갈아타기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대장아파트인 '당산삼성래미안' [사진=나광국 기자]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위)과 하왕십리동 텐즈힐1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어 있는 시세표 [사진=나광국 기자]

다만 강남3구 등 초고가 주택을 처분하고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마포·성동구 등으로 갈아타기를 하려고 해도 현실적으로는 넘어야할 문턱이 남아있다. 세제개편이 1가구 1주택 실거주를 강화하도록 방향이 설계됐고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새로운 주택을 매입하는 과정도 쉽지 않아서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S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서울 부동산의 경우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는 구조다"면서 "매매를 하려는 사람이 있어도 기존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 거래는 없고 오히려 호가만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광국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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