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수도권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오는 25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제도시행 후 서울내 외국인 주택거래는 44% 급감했지만 오피스텔 등 비규제 상품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부동산 수요 전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 거래감소보다 실제 비거주·투기성 매수를 얼마나 골라냈는지가 제도연장 여부를 가를 핵심변수로 떠올랐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전역과 경기 23개 시·군, 인천 7개구에 적용중인 외국인 토허제 지정기간이 오는 25일 끝난다. 국토부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장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외국인토허제 시행 1년 이후 서울 외국인 주택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정부는 거래 감소와 실거주 의무 이행 등을 토대로 제도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087511c0489cb.jpg)
정부는 지난해 8월26일 외국인 투기성 주택매입을 막고자 1년 한시로 실거주의무를 부과하는 토허제를 도입했다. 외국인이 허가대상 주택을 사려면 계약전 관할 지자체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후 4개월내 입주하고 2년간 실거주해야 해 사실상 갭투자 등 비거주 목적 매입을 원천 차단했다.
이번 제도연장 검토는 부동산시장 자금을 생산적 분야로 돌리려는 정부 기조와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수준으로 관리하고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을 20%(+5%p)로 올려 대출문턱을 높인만큼 외국인 자금흐름 규제 역시 주요 점검대상이다.
지정후 외국인 주택거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4월까지 수도권 외국인 주택거래는 전년동기 46147건에서 3304건으로 28% 감소했다. 서울은 968건에서 545건으로 44% 급감했고 강남3구와 용산구는 58% 떨어졌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외국인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대출규제만으로 한계가 있지만 실거주의무는 피하기 어렵다"며 "강력한 실거주요건이 거래량 감소를 끌어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거래감소만으로 투기차단 성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법원 등기정보 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7월까지 수도권에서 아파트·오피스텔·상가 등 집합건물을 매수한 외국인은 전년동기 대비 1만1209명에서 9184명으로 18.1% 줄었다. 서울은 2053명에서 1909명으로 감소 폭이 7%에 그쳤다.
국토부 주택거래 통계와 기간 및 집계대상이 달라 두 수치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토허제 적용대상에서 벗어난 오피스텔과 상가 등을 포함하면 외국인 부동산 매수가 일률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보긴 힘들다.
실제 올해 6월까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용산·종로·영등포 등 서울 일부지역 경우 외국인 집합건물 매수자가 전년보다 늘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실제 거주를 목적에 둔 외국인에게는 실거주 의무가 매수 포기 요인으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거래가 국내 주택시장 전체를 좌우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말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택은 10만8231호로 전체 주택의 0.55% 수준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외국인 주택 매수 규제의 영향을 두고 "외국인들이 집을 많이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전체 시장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안산·평택처럼 외국인 거래가 많은 지역은 수요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연장여부를 판단할 때 필요한 것은 거래량외 성적표다. 지난해 9월 이후 허가된 거래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4개월내 입주기한이 지났다. 실제 입주했는지, 실거주의무를 어긴 사례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점에 들어선 셈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점검건수와 미입주·실거주위반 적발건수, 이행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실적 등이 규제 실효성을 판단할 지표가 될 수 있다.
해외사례를 참고해 규제를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주는 기존주택 매입을 제한하는 대신 신규주택 공급투자는 허용하며 뉴질랜드는 일정요건을 갖춘 투자이민자에게 고가주택 1채 매입을 허용한다.
한국 역시 수도권 전역 일괄 연장보다 비거주 외국인이나 고가주택, 해외자금 조달 매입 등으로 규제대상을 필터링하는 차등적용 카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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