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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뉴노멀: 바뀌는 산업안전①]AI가 체감온도 읽고, 작업 멈춘다…기업들의 달라진 폭염 대응


고용노동부 폭염 대응 규칙 1년…기업 안전관리도 AI·데이터 시대로
생수·휴식에서 데이터·작업중지권까지, 달라진 폭염 대응 현장

[아이뉴스24 박지은·권서아·황세웅 기자]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가 폭염 대응 규칙을 강화한 지 1년.

올여름은 새 기준이 산업현장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검증되는 시기다. 과거 생수와 식염포도당을 지급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기업들의 폭염 대응은 이제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활용해 체감온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작업시간과 휴식을 조정하는 '디지털 안전관리'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정부의 폭염 규정 강화 후 달라진 산업 현장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그린 그림. [사진=챗GPT]
정부의 폭염 규정 강화 후 달라진 산업 현장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그린 그림. [사진=챗GPT]

폭염도 산업재해…정부, 취약사업장 1000곳 집중 점검

고용노동부는 이달 3일부터 14일까지 건설·조선·물류·제조업 등 폭염 취약사업장 1000곳을 대상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점검은 지난해 7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사업주의 폭염 대응 의무가 강화된 이후 첫 번째 여름을 맞아 현장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는 작업시간을 조정하거나 옥외 작업을 단축하고, 35도 이상에서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옥외 작업 중지 또는 작업시간 조정, 38도 이상에서는 긴급 작업을 제외한 모든 옥외 작업 중단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 오는 9월 말까지는 '폭염안전 특별대책반'도 운영하며 폭염 취약사업장 점검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부의 폭염 규정 강화 후 달라진 산업 현장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그린 그림. [사진=챗GPT]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폭염·중대경보 대응 취약 사업장인 물류센터를 불시점검한 모습. [사진=고용노동부]

폭염, 이제는 '기후 리스크'…기업들도 경영 과제로 관리

폭염 대응이 달라진 배경에는 기업들의 인식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여름철 복지나 안전관리 차원이었다면, 이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경영 리스크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올해 6월 발간한 주요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이런 변화가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생산과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위험요인이라고 진단했다. 2030년까지 중대재해 제로(Zero)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한 근무환경 구축을 목표로 안전·보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리스크 관리를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AI 메모리 생산 확대에 맞춰 생산시설과 사업 운영 전반의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생산 기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를 주요 기후 리스크로 관리하고 있다. 2030년까지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안전 개선 투자를 추진하는 한편, 지난해부터 AI 기반 기상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전국 38개 주요 시설의 체감온도와 온열지수(WBGT) 등을 실시간 관리하고 있다.

정부의 폭염 규정 강화 후 달라진 산업 현장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그린 그림. [사진=챗GPT]
현대자동차 시설에 설치된 실외 공기측정기(좌)와 실내 체감온도계. [사진=케이웨더]

생수에서 AI까지…기업 폭염 대응도 '디지털 안전관리'

기업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와 데이터 활용이다.

현대자동차는 AI 기반 기상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체감온도와 온열지수(WBGT), 태양복사열 등을 실시간 분석하고 기준치를 넘으면 관리자에게 즉시 알림을 보낸다. 작업 가능 여부를 경험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해 판단하는 것이다.

포스코는 AI를 폭염 대응 업무에 접목했다. 광양제철소는 AI 기반 휴게물품 신청 시스템을 도입해 신청부터 승인, 배송 안내까지 자동화했다. 체감온도 31도 이상이면 추가 휴식을 부여하고, 35도 이상에서는 옥외 작업을 조정한다. 38도 이상에서는 온열질환 고위험 작업을 중단하는 등 작업 기준도 세분화했다.

현장 근무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 근로자를 위한 '스마트쉼터'를 운영하고 체감온도에 따라 휴식과 작업 중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중공업은 이동식 냉방쉼터와 이동식 에어컨, 휴게시설을 확대했고, 현대제철은 냉장고와 혈압계, 자동심장충격기(AED) 등을 갖춘 '안전쉼터버스'와 의료진이 직접 현장을 찾는 보건서비스를 운영하며 온열질환 예방에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 EHS 상황실 [사진=CJ대한통운]

폭염 대응은 작업 문화도 바꾸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폭염이나 폭우 등으로 정상적인 배송이 어려우면 택배기사가 스스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과 배송 지연에 책임을 묻지 않는 '면책권'을 업계 최초로 제도화했다. 안전을 배송보다 우선하는 문화가 현장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폭염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상황으로 보고 대응해야 한다"며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과 폭염 단계별 작업중지 조치가 가장 빠르고 안전한 공기 단축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황세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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