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최근 혹독한 폭염에 이어 심각한 가뭄이 남부지역을 덮치고 있다.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이어지면 그 고통은 배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연구는 물론 대비책이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상청의 관련 자료를 보면 7월 강수량은 평년의 72% 수준이었다. 남부와 제주 지역의 가뭄이 심각했다. 경남은 평년의 22% 수준의 비만 내려 역대 7월 중 가장 가물었다.
농업과 생활용수 부족을 호소하는 지자체가 발생하고 있다. 낙동강에서는 녹조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다. 국가가뭄정보포털을 보면 5일 오전 현재 전국 142개 시군 중 10개 시군이 가뭄 경계, 15개 시군이 주의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권을 넘어 전라권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강릉지역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상수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4.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d5d10549df2fb.jpg)
가뭄의 여파는 산업계에도 번졌다. 포스코가 가뭄 대응 계획을 마련해 운영에 들어갈 정도로 위기감이 팽배하고 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우리나라 강수 흐름을 보면 시간적 집중과 간헐성이 심화되고 있다”며 “강수량이 늘어남에도 가뭄 위험이 함께 커지는 이른바 ‘더 젖어 들면서 동시에 더 말라가는’ 역설이 우리나라 여름철 기후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홍수와 가뭄을 하나의 연속된 시스템으로 묶어 다루고 강수량 ‘변동의 속도와 폭’ 자체에 대응하는 새로운 수자원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황승식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가뭄은 법이 정한 재난”이라며 “폭염과 가뭄이 겹칠 때 건강 위험은 배가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가뭄 당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주보건국이 수행한 ‘공중보건 비상대응 지역사회 신속평가(CASPER)’에서 마리포사 카운티 가구의 86%가 물 사용을 줄였는데 손 씻는 횟수·시간을 줄인 가구 36%, 마시는 물을 줄인 가구 11%가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 온열질환과 감염병 위험이 동시에 올라간다는 거다. 국내 가뭄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2006~2023년 국내 기후보건 역학연구 72편 중 87.5%가 폭염을 다뤘고 가뭄을 포함한 기후재난 연구는 사실상 공백”이라며 세 가지 우선 순위를 지목했다.
먼저 소규모 급수시설·지하수 관정에 의존하는 농촌 가구와 독거 고령자를 우선 파악해 급수 지원과 폭염 대응(무더위쉼터·냉방비)을 한 창구에서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둘째, 낙동강 취수원의 조류독소 모니터링 결과를 정례 공개해 불필요한 불안과 과소평가를 모두 줄여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농업 피해 주민의 정신건강 지원을 대응 패키지에 처음부터 포함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상욱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가뭄-폭염과 폭염-가뭄’ 동시 또는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재해의 빈도가 2010년대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복합재해 발생에 대한 상세한 진단을 통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복합재해 발생에 대한 위험경보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구자호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지진에 대비해 건물에 내진설계를 하듯이 건축·토목 과정에서도 가뭄을 대비한 수자원 활용 기술을 좀 더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가 확보한 수자원의 양’이라는 것을 시민들이 더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정보처럼 가공, 제공하면서 위급한 상황이 예상되면 대비를 하는 등 선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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