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생후 사흘 만에 산부인과에서 숨진 신생아 부모 등이 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의료진의 책임을 인정하고 5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미지는 기사와 무관.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36a1c9c57ca00c.jpg)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5부(박정기 부장판사)는 숨진 신생아의 부모 등이 담당의사 A씨와 산부인과 병원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부모가 청구한 배상액 5억4000여만원을 모두 인용했다.
재판부는 A씨와 병원장이 공동으로 부모에게 해당 금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병원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사도 5000만원 한도에서 부모에게 공동으로 배상하도록 했다.
다만 외할머니의 청구는 일부만 인용돼 5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숨진 신생아는 2024년 1월 16일 태어난 뒤 신생아실에서 지내며 수유와 각종 검사를 받았다.
이틀 뒤인 18일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병원은 약 8시간 동안 신생아에게 6차례에 걸쳐 총 270㎖를 수유했다.
같은 날 새벽 5시께 신생아는 전신에 청색증이 나타나고 무호흡인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 의료진은 119에 신고했지만 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구급대가 응급 처치를 하는 동안 담당의사이자 당직의사였던 의사 A씨는 병원에 도착하지 않았고, 신생아는 2시간 뒤인 19일 오전 7시에 숨졌다.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과다 수유로 구토물이 기도를 막아 저산소증이 발생했으며, 이후 의료진의 응급조치 미흡이 겹쳐 신생아가 사망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신생아의 위 크기, 1회 권고 수유량 등을 비춰보면 짧은 간격으로 많은 수유가 시행됐다"며 "의료진이 주의 의무를 위반한 채 편의에 따른 수유를 시행했다"고 했다.
응급상황 이후 병원 측의 대처도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신생아에게 청색증과 심정지가 발생했음에도 병원 측은 상태를 확인하고도 약 30분이 지나서야 119에 신고했다"며 "의사만 할 수 있는 기관내삽관을 간호사가 시도하다 실패해 응급조치가 더 지연됐다"고 했다.
이어 "심폐소생술 과정에서도 신생아 가이드라인인 3대 1 비율 대신 성인 방식인 2대 1 비율을 적용하는 등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과다 수유를 한 사실이 없고, 사망 원인은 기도 폐색에 따른 질식사가 아닌 영아돌연사 증후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과다 수유 과실과 구토물 흡입에 의한 기도 폐색성 질식사 사이의 인과관계가 추정되는 이상 막연한 영아돌연사 증후군 가능성만으로 이를 뒤집을 수 없다"며 "설령 영아돌연사 증후군이었다고 하더라도 의료진이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신생아의 생명을 보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이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더라도 신생아 관리 등에 대한 충분한 조사 없이 증거불충분으로 종결된 만큼, 의료진의 민사상 과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피고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효진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