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윤경호, ‘투머치토커’로서의 진정성


[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윤경호(46)는 요즘 가장 맹활약을 펼치는 배우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인상을 남겼으나,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2025)부터, TVING ‘취사병 전설이 되다’, 그리고 최근 종영한 SBS ‘김부장’에서는 분량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윤경호 [사진=눈컴퍼니]

지난 7월 31일 열린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는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남우조연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여기서는 출연자중 유일하게 진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웃음과 감동을 전했다. 지난해 1월 공개된 ‘중증외상센터’이후 애니메이션 더빙을 제외해도 무려 13개의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투머치토커'로 잘 알려져있다. 윤경호는 김남길, 주지훈과 함께 ‘짠한 형’에서 신동엽과 대화를 나눴다. 다들 말이 많았지만 윤경호의 입은 잠시도 쉬지않아, 최고의 ‘빅 마우스’임을 알렸다. 대학 때부터 말이 너무 많아 ‘1절만’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윤경호의 수다쟁이 기질은 콘셉트라기 보다는 본능이다. 윤경호가 말이 많은 건 작품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김부장’ 때는 특히 그랬다. 워낙 과묵한 ‘김부장’과 달리 윤경호가 맡은 박진철은 호방하고 '락앤롤'을 외치며 말이 많아 두 캐릭터가 대조적으로 더욱 돋보였다.

“촬영장 대기실에서부터 입을 푼다. 예열을 하고 촬영에 들어가면 자연스럽다. 수다쟁이를 좋아해주실줄 몰랐다. 수다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극중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만족한다.”

윤경호는 ‘김부장’ 소지섭과 ‘성한수’ 최대훈에게 고마운 이유는 대사를 미리 숙지하고 있으면서도 즉흥, 애드립을 잘 맞춰주었기 때문이다. 전장에서 오래 고민한 상대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그런 ‘합’을 맞추는 게 가능했다. 그래서 윤경호는 자신의 연기에 만족할 수 있었고 만약 시즌2가 제작되면 더욱더 강해지는 ‘센캐’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부장'속 윤경호 [사진=SBS]

“세 사람이 리허설을 하면 서로의 배역과 성격까지 싱크로율이 느껴진다. 김부장은 민지를 찾아야 하지만 차분함과 이성을 놓지 않는 슬프고 차가운 주먹이다. 서로 아이디어를 배분한다. 박진철보다 성한수(최대훈)가 조금 더 스마트한 것 아냐. 박진철은 돌진하는 거지, 뭐가 문제야? 우리들 대화는 이런 식이다. 김부장은 모든 걸 알고있지만, 대답을 아껴야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발전한다. 감독과 작가님이 그 특징을 알고 대사를 넣어준다. 콘테이너 변명신에서 수다를 떠는 모습이 재미있더라.”

윤경호는 1999년 데뷔 이후 오랜 무명시간을 겪었다. 캐릭터는 많이 축적됐다. 그 곳에는 사투리도 있었다. 잘 보이지 않는 시간에 누가 윤경호에게 물었다. 일찍 성공해서 보여줄래? 기다렸다가 나중에 성공할래? 그리고는 주위사람들은 “너는 얼굴이 노안이라 대기만성형이다”고 했다. 윤경호를 이를 수련이라 생각하고 꾸준히 쌓았다. 감정 훈련과 사투리 연기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 할 때는 제 아버지가 목포 출신이고, 작가님과 피디님도 전라도 사람인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중증외상센터’는 얄미운 캐릭터지만 딸의 생명을 찾아주는 지점에서 호감도를 얻었다. 내가 실제 딸의 아빠이기도 하다. 슬픔을 깊이 경험하면 몸이 기억한다. 갑자기 나온 건 아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렸다. 몸이 먼저 기억한다.”

그는 혼자 여행을 못가고 가족과 3박4일로 오사카 여행을 갔다온 적이 있다고 했다. “한석규 선배님이 쉴 때 가족과 함께 하는 게 제일이라고 했다. 가족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애들 크는 것도 보고. 가족과 어디건 떠나라고 했다. 내 딸은 초등 4학년, 아들은 초등 1학년이다. 요즘 내 딸이 자기 이름을 검색해보곤 한다.”

윤경호는 모든 게 감사하고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SBS 연기대상에서, 80년생 동갑내기 최대훈과 베스트 커플상은 욕심이 난다. 다른 건 바란다면 교만이라고 했다.

필자는 조인성과 차태현의 마트영업일지인 ‘어쩌다 사장’을 흥미롭게 봤는데, 알바생들이 올 때마다 다른 스타일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여기서 윤경호는 김밥과 음료 제조뿐만 아니라 재고관리와 정리 등 마트운영의 중추를 담당했다. 그는 말만 많이 하고 일은 별로 안하는 '뺀질이'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말이 많으면 좀 가볍게 느껴질 수 있음에도 윤경호는 든든하다.

윤경호가 하는 얘기들을 쭉 들어보면 말이 많아도, 해로운 점이 조금도 없다. 내용은 거창한 게 아니라 소소하면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인터뷰 하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조그만 것에서도 감정을 느끼고, 그것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 같다. 여기서 ‘수다의 진정성’을 발견한다. 이날 인터뷰도 예정시간보다 30분이나 넘겼다.

/서병기 기자([email protected])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윤경호, ‘투머치토커’로서의 진정성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