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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멈춘 현대ENG, 숨통 돌렸지만 여전히 '산넘어 산'


법원 집행정지 인용…판결전까지 토목·건축 신규입찰 가능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 '0원'…신규수주 12조→7조대 반토막
수주잔고 34조→23조까지 축소…일감소진에 경영부담 가중
본안패소시 영업정지 재개…"실제 입찰·계약 성과 뒤따라야"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수주곳간이 빠르게 비어가던 현대엔지니어링이 법원 결정 덕분에 신규영업이 막히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3개월 영업정지 처분집행이 중되면서 지난해 도시정비수주 '0원'과 전체 신규수주 40.9% 급감으로 흔들리던 수주기반을 다시 채울 소중한 시간을 확보했다.

서울 종로구 현대엔지니어링 계동 사옥 전경. 서울행정법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신청한 3개월 영업정지 처분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서울 종로구 현대엔지니어링 계동 사옥 전경. 서울행정법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신청한 3개월 영업정지 처분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제기한 3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지난 29일 인용했다. 이에 따라 당초 다음달 5일부터 11월4일까지 예정됐던 영업정지 처분은 본안인 행정처분 취소소송 판결선고일 30일뒤까지 효력이 멈춘다.

이로써 현대엔지니어링은 판결전까지 국내 토목·건축공사업 신규입찰과 계약을 정상진행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전체 매출은 약 13조8965억원으로 이중 영업정지 대상에 포함된 사업분야 매출만 5조5410억원 규모다. 회사 전체 매출 가운데 39.9%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문이 통째로 신규 영업중단 위기에 몰렸던 셈이다.

영업정지가 실제 집행되더라도 기존에 계약을 완료한 공사는 계속 수행할 수 있지만 신규 도급계약이 제한되면 수년뒤 일감이 사라져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입장에서는 이번 영업정지 3개월이 사업존폐를 가를 만큼 중대한 시기였다. 신규수주액은 2024년 12조20억원에서 지난해 7조895억원으로 40.9% 꺾였다. 2023년 기록한 14조9910억원과 비교하면 2년만에 반토막 아래로 내려왔다.

특히 재개발·재건축을 포함한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지난해 단 한건도 올리지 못했다. △2023년 1조2778억원 △2024년 1조5794억원을 수주했던 실적과 비교하면 극심한 수주가뭄이다.

물론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 '0원'을 기록한 배경에는 회사차원의 선제적·자발적 '셧다운(수주중단)'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2025년 2월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붕괴사고 이후 경영진 차원에서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품질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주택 및 토목분야 신규입찰 참여를 한동안 정지했다.

그럼에도 업계는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인 현대엔지니어링이 1년내내 도시정비부문에서 단 한 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한 것을 두고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쌓아둔 일감이 1년새 10조원이상 사라지는 상황에서 신규수주가 아예 제로였다는 점은 스스로 멈춘 정비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졌다는 것"이라며 "향후 2~3년뒤 매출공백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현대엔지니어링 계동 사옥 전경. 서울행정법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신청한 3개월 영업정지 처분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2025년 2월 경기 안성시 세종~안성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교량 붕괴 사고 현장.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사고와 관련해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수주잔고는 가파르게 줄었다. 2024년말 34조8247억원에 달하던 수주잔고는 지난해말 24조6261억원으로 1년사이 10조1986억원 사라졌다.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는 23조1169억원까지 내려앉았으며 1분기 신규수주 또한 전년동기 대비 45.1% 감소한 1조3915억원에 그쳤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신규수주에 나설 숨통을 텄지만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집행정지는 법원이 행정처분 적법성을 최종인정한 결과가 아닌 본안 판결전까지 효력을 잠시 멈춘 조치에 불과하다.

만약 본안소송에서 패소하고 추가 집행정지를 얻지 못하면 영업정지 처분은 언제든 다시 발효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신규수주 감소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매출과 가동률 감소로 나타나는 구조"라며 "당장 영업중단이라는 최악의 공백은 면했으나 이미 바닥을 드러낸 수주잔고를 고려할 때 실제 입찰복귀가 실질적 계약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내년이후 주택·건축부문 매출감소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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