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가 당초 예상과 달리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유 공급망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정부가 물가 안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24일 제8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발표하고 휘발유 ℓ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기존 가격을 유지했다. 해당 가격은 향후 4주간 적용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중동 긴장이 완화되면서 정부가 최고가격제 종료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선언과 홍해 해상 공격, 미군의 이란 공습 등이 이어지며 원유 공급망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
관가와 업계에서는 중동 긴장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경우 최고가격제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통상부 정문 전경 [사진=산업통상부]](https://image.inews24.com/v1/1d201b09f651ba.jpg)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80달러 안팎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국제유가 수준보다 원유 수급 리스크를 더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로, 군사적 긴장이 지속될 경우 원유 조달 비용과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고가격제 유지 방침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국빈 방문 중이던 지난 26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주재한 원격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유가 불안이 확실하게 해소될 시점까지 석유 최고가격제를 지속하고, 유류세 인하 같은 정책 수단도 최대한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사실상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가격 안정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유업계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누적 판매 손실이 4~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도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유업계는 공개적으로 정부 정책에 이견을 내기 어려운 분위기다. 국제 정제마진 강세로 정유 4사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 기조에 협조해야 한다는 부담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고가격제가 길어질수록 업계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제유가와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최고가격제 종료 논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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