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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이식위천'이라더니⋯먹거리 일터가 시들어간다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기자들은 취재원을 자주 만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안부를 물으려 만날 때도 많다. 딱히 대화 주제가 마땅치 않을 때는 가벼운 화젯거리로 어색한 공기부터 푼다. 휴가계획이나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주식투자 이야기 따위가 단골메뉴다.

. [사진=아이뉴스24 DB]
. [사진=아이뉴스24 DB]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시즌이 한창인 요즘에는 성과급이나 처우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도마에 오른다. 대화흐름은 늘 입이라도 맞춘 듯 비슷하다. "잘 아시다시피 저희 식품·외식업계가 워낙 짜잖아요"라는 푸념에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라는 응수가 돌아온다.

가볍게 던지는 자조적 농담이지만 식품·외식업계 처우가 타업종과 비교해 열악하다는 인식은 종사자 대부분이 공유하고 있다.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 속에서 업계전반에 깔린 열패감과 체념이 읽힌다.

수치로 확인해 봐도 국내 식품·외식업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은 다른업종과 비교해 확연히 낮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식품제조업 종사자가 받는 시간당 평균 급여는 1만7818원으로 식품외 제조업종사자 평균 2만1982원 대비 81% 수준에 머물렀다.

외식업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외식업근로자가 받는 시간당 급여는 평균 1만2767원으로 비교대상인 도소매·운송·숙박업 근로자 평균 1만8642원 대비 68%에 그쳤다.

임금격차는 연령이 높고 학력이 높을수록 더욱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근무환경 역시 좋다고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식품·외식업 근로자들은 현재 일자리 수준이 본인 기술이나 교육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는 '미스매치' 체감비율이 타업종보다 높다. 임금은 낮은데 노동강도는 높고 본인 역량을 제대로 인정받는다는 만족감마저 떨어진다는 의미다.

자연히 업계를 떠나는 근로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식품제조업과 외식업근로자가 선택하는 자발적 퇴직비율은 각각 71%, 82%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아직 업계에 남은 근로자 역시 당장 생활비가 필요해 어쩔 수 없이 일하거나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기 전 발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식품·외식업계가 고질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이유다.

사기(史記)에는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이라는 말이 나온다. 백성은 먹는 일을 하늘처럼 생각한다는 뜻이다. 시대가 변했어도 먹고사는 문제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정작 그 하늘을 떠받치는 식품·외식업근로자들은 자부심을 느끼기는커녕 생존을 고민하는 실정이다. 먹거리산업을 지탱할 인력이 사라지면 결국 피해는 국민식탁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제는 떠나는 근로자들을 잡아야 한다. 민관이 함께 노력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가능한 일이다. 현실적으로 당장 급여수준을 올리기 힘든 기업은 우선 근로조건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 휴가제도 확대, 유연근무제 도입, 근로시간 단축 같은 비금전적 보상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고용 장려금처럼 실효성 있는 정책지원으로 기업 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 중장기 관점에서 식품·외식업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작업도 필수다.

/전다윗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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