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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 당기자 그대로 슬립"⋯빗길 '초쉼'서 안전 배운다 [현장]


'배민라이더스쿨'서 교육 참관⋯VR체험 5분만 4번 사고
축구장 크기 실내교육장 조성⋯전기이륜차 60여대 가동
초급반 정차법·중급반 빗길주행⋯조별 노하우 작성·발표
수료생 안전운전 능력 128%↑⋯재해율 0.9%대 감소효과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 가속 레버를 당기자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오토바이가 튀어 나갔다. 이륜차를 직접 조작해 본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소한 감각에 집중하다 보니 잠깐 방심한 사이 고개를 들자 앞차 후미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급히 제동장치를 잡았으나 오토바이는 그대로 미끄러졌다. 비가 내려 도로가 젖은 탓이다.

23일 경기도 하남시 '배민라이더스쿨'에서 강사가 VR 시뮬레이터 기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23일 경기도 하남시 '배민라이더스쿨'에서 강사가 VR 시뮬레이터 기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지난 23일 경기 하남시 '배민라이더스쿨'에 방문해 VR 시뮬레이터 기기를 체험한 짧은시간 동안 적어도 네 차례 '슬립(미끄러짐)' 사고가 났다. 처음에는 급제동을 한 탓이었고 몇 번은 맨홀과 차선을 피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졌다. 체험전 설정한 우천시 미끄러운 노면환경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고유형이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대형사고로 번졌을 뻔했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배민라이더스쿨은 지난 2018년부터 운영중인 국내 배달업계 유일 이륜차 전문 교육기관이다. 지난해 270억원을 들여 경기 하남으로 확장이전을 마치고 지상 3층, 약 8000㎡(축구장 1개 크기) 규모 실내교육장으로 재탄생했다.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든 교육을 받도록 실내에 실제 배달환경을 구현한 코스를 갖췄다. 모든 교육과정은 교육장에 갖춘 전기이륜차 60여대를 활용해 진행한다.

23일 경기도 하남시 '배민라이더스쿨'에서 강사가 VR 시뮬레이터 기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우아한청년들은 23일 경기 하남 배민라이더스쿨에서 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 '초쉼'을 진행했다. [사진=우아한청년들]

현장을 방문한 이날 배민라이더스쿨에서 진행하는 이륜차 교육과 VR 시뮬레이터 기기 등을 직접 체험했다. 라이더들이 받는 '초쉼' 교육참관도 이뤄졌다. 초쉼은 배민라이더스쿨 운영사인 우아한청년들과 고용노동부가 혹서기 라이더 안전을 지키고자 마련한 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초쉼은 '초심(初心)'과 '쉼(휴식)'의 합성어로 안전운전을 향한 초심을 되새기고 무더운 여름철 잠시 쉬어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초쉼 프로그램에는 사전신청을 마친 라이더 80여명이 참석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현장을 찾아 교육을 참관하며 라이더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은 이론과 실습을 모두 이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참가자 전원이 전 과정을 빠짐없이 경험했다.

권오중 우아한청년들 대표는 환영사에서 "올해 여름은 하남 배민라이더스쿨서 맞는 첫 여름"이라며 "라이더분들이 처음 도로 위로 나서며 다짐했을 안전운전 초심을 되새기고 무더위를 피해 잠시 숨을 고르자는 취지로 교육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안전한 배달문화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23일 경기도 하남시 '배민라이더스쿨'에서 강사가 VR 시뮬레이터 기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23일 경기도 하남 배민라이더스쿨에서 라이더들이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우아한청년들]

이론교육 시간에는 △단독슬립 △후미추돌 △좌·우회전시 발생사고 같은 여름철 빗길사고 유형과 예방법을 다뤘다. 라이더들은 조별로 여름철 안전 라이딩 노하우를 적어 발표했다. 온열질환 예방법과 여름철 주행시 주의점도 함께 배웠다.

실습교육은 주행 및 배달경력을 바탕으로 수준별 맞춤형 구성을 선보였다. 초급반은 안전한 자세와 슬립사고 대처법, 정차자세를 익혔다. 중급반은 빗길을 재현한 도로에서 빗길 노면 미끄럼 사고를 예방하는 주행법을 익혔다. 특히 중급반 교육장에서는 실제 비가 내리는 환경을 조성하려 스프링쿨러를 활용해 물을 뿌리기도 했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조원제 라이더(52세)는 배달경력 30년을 자랑하는 베테랑이지만 배민라이더스쿨 교육이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IMF 외환위기 전부터 시작해 배달경력만 30년"이라며 "하지만 이곳에서 여전히 많은 점을 배운다"고 말했다. 이어 "30년을 탔어도 교육을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극명한 차이가 존재한다"며 "위기 대처능력이 늘고 여유가 생겨 주변 라이더들에게도 참가를 적극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23일 경기도 하남시 '배민라이더스쿨'에서 강사가 VR 시뮬레이터 기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23일 경기도 하남 배민라이더스쿨에서 라이더들이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우아한청년들]

실제로 배민라이더스쿨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교육생 2만3403명을 배출했으며 한국도로교통공단과 진행한 공동연구 결과 수료생 안전운전 능력이 12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배민 소속 라이더 재해율도 감소세다. 2023년 2.28%였던 라이더 재해율은 2024년 1.38%, 지난해 0.96%로 줄어들었다.

안전인식 강화와 산재율 감소 효과를 입증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보험료 할인혜택도 제공한다. 우아한청년들은 올해부터 배민라이더스쿨 교육 수료시 배달서비스공제조합 월 단위 보험비용을 최대 3% 할인해 준다. 배민라이더스쿨이 지닌 사회적 기여 효과에 주목해 고용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정부부처와 협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송희웅 우아한청년들 라이더안전혁신팀장은 "외부에선 100% 비용이 드는 사업을 왜 추진하는지 묻기도 한다"며 "하지만 우리 사업 구조상 라이더 안전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용이 아닌 투자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현장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실효성 높은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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