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cfed980652a37b.jpg)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이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상실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일부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21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씨도 각각 벌금 300만원과 500만원씩을 선고 받았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강 전 부시장을 통해 후원자인 김 씨에게 3300만원 상당의 조사 비용을 대신 부담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 오세훈·강철원·김한정 기소...명태균 제외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5c3d1e99364bae.jpg)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작년 12월 1일 오 시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강 전 부시장과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김씨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명씨는 기소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수사과정에서부터 재판 과정에서도 여론조사를 의뢰하지도, 비용 대납을 요청한 바도 없다고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가 자발적으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은 명씨와의 개인적 친분에 따라 지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오 시장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 시장이 총 10회에 걸쳐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특검 주장 가운데 6차례 의뢰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 중 5차례 의뢰가 김씨와의 대납과 직접 연결됐다고 판단하고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특검이 특정한 불법정치자금 3300만원 중 2100만 원만 오 시장 측 의뢰와 연결된 여론조사 비용 대납으로 인정했다. 나머지 1200만 원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고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다.
"나경원에게 앞서가는 여론조사 기대"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625f4faf6a226f.jpg)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씨의 여론조사에 적극성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먼저 명씨에게 연락해 2021년 1월 20일 선거전략과 여론조사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경원에게 앞서가는 여론조사'를 기대했다고 한다. 이후 강 전 부시장이 명씨를 만나 여론조사에 대한 의문점과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같은 달 26일 강 전 부시장이 표본수 문제를 제기한 뒤 명씨와 실무적으로 계속 접촉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강 전 부시장과 명씨가 싸운 뒤 김씨가 명씨를 따로 만나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오 시장 주장도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 강철원이 2021년 1월 26일 표본수 문제만 제기하고 표본 선정방법 문제를 제기한 것은 같은 달 30일 경"이라며 "피고인 김한정은 그 달 29일부터 2월 1일까지 줄곧 제주도 별장에 머물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 김한정은 2021년 2월 17일 명태균으로부터 여론조사결과를 수령하고 21일 만남을 제안해 첫 만남이 이뤄진 후 비로소 명태균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1년 2월 1일 당시 아직 만나본 적도 없는 명태균과 친분관계에 따라 개인적으로 도와주기 위해 1000만원을 지급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했다.
"'명태균 검증' 마친 뒤 김한정에 대납 요청"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97fe077ad4eb38.jpg)
이어 "그렇다면 결국 피고인 오세훈 측이 의뢰한 여론조사를 통해 명태균에 대한 검증을 마친 다음 피고인 김한정에게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요청했고, 그에 따라 피고인 김한정이 2021년 2월 1일 여론조사 비용 1000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후 2021년 2월 5일부터 3월 26일까지 실시된 4번의 여론조사에서, 강 전 부시장이 오 시장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에 계속 관여하고 김씨가 여론조사비용 1300만원을 지급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오세훈이 선거에서 당선되고자 명태균과 미래한국연구소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인정된다"면서 "그렇다면 여론조사 비용은 피고인 오세훈의 정치활동을 위한 '정치자금'에 해당하고, 제3자가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것은 정치인인 피고인 오세훈에 대한 정치자금법상 '기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따라서 피고인 김한정이 피고인 오세훈의 요청에 따라 여론조사비용을 대신 지급한 것은 피고인 오세훈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에 해당하고, 피고인 오세훈과 강철원이 공모해 그 금액 상당을 기부받은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 정치자금법 잘 알면서 범행 주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공판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71b425c2313078.jpg)
재판부는 오 시장에 대한 양형 판단에서 "부정수수된 정치자금이 2100만 원으로 적지 않고,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후보자 의뢰 여론조사의 공표·보도를 실현하려는 목적도 결부되어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또 "피고인은 서울시장 등을 역임하며 정치자금법의 입법취지와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주도했고, 재판과정에서도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여러 이유와 주장들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범행이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위한 것이고 약 1달의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진 점, 이후 피고인이 명태균과 직접적 접촉이나 관계를 이어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명태균에게 직접 여론조작을 지시하지는 않은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비용을 대납시킨 여론조사 결과가 당내 경선 또는 선거에 미친 영향도 크지 않아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전력도 없는 점 역시 참작했다"고 했다.
강 전 부시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오 시장 최측근으로서 범행의 불법성을 잘 알면서도 범행에 가담한 점, 오래 전 부패범죄로 인한 징역형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양형 가중요소로 들었다. 다만, 오 시장 지시에 따라 범행에 가담한 점, 여론조사비 대납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직접 취하지는 않은 점도 고려했다.
김씨에 대해서는 정치자금 규모가 작지 않은 점,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자 명씨와의 통화녹음 파일 전부를 삭제한 점 등을 지적했다. 재판 중에도 혐의 부인을 넘어 증인으로 출석한 명씨를 계속 자극하는 등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켰다고 꾸짖었다. 다만, 김씨 역시 오 시장 요청에 따라 범행한 점, 기부범행에 청탁성 명목이 결부되지는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최기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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