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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M그룹 마곡R&D센터 '강제매각' 초읽기…9월 넘기면 이행강제금만 100억대


연구시설 대신 '그룹사옥' 편법 사용…입주자격 박탈
700억대 몸값 낮춰도 산단규제 묶여 매수문의 '제로'
9월 유예종료…미처분시 '재산가액 20%' 이행강제금

[아이뉴스24 박지영·김민지 기자] SM그룹이 서울 마곡산업단지내 연구개발(R&D)센터를 사실상 헐값에 강제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연구시설 운영의무를 위반해 산업단지 입주자격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부여한 최종 유예기한은 오는 9월까지로 이 기한을 넘기면 SM그룹은 매년 수백억원 규모 법정 이행강제금을 부담해야 한다.

본지가 입수한 마곡산단내 SM R&D센터 설계도면 일부. R&D시설로 분류된 공간에 회의실과 탕비실, 법무팀, 법무실장실, 기획실장실 등이 배치돼 있으며 연구조직인 EVI팀 좌석은 2석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본지가 입수한 마곡산단내 SM R&D센터 설계도면 일부. R&D시설로 분류된 공간에 회의실과 탕비실, 법무팀, 법무실장실, 기획실장실 등이 배치돼 있으며 연구조직인 EVI팀 좌석은 2석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이번 매각은 자발적 유동화 목적이 아닌 입주자격 박탈에 따른 법적 '강제처분'이라는 점에서 일반 자산매각과 성격이 다르다.

21일 SM R&D센터 건물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SM그룹은 2016년 4월5일 계열사 티케이케미칼 컨소시엄을 통해 서울시와 마곡산업단지 입주계약을 체결했다.

부동산시장과 토지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확인한 결과 티케이케미칼 컨소시엄은 이보다 앞선 2013년 11월12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대지면적 2990.3㎡ 부지를 분양받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개한 당시 분양가는 약 132억원(3.3㎡당 1053만원선)으로 일반 업무용지 시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SM그룹은 이와 함께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5년간 35% 감면 등 파격적인 세제혜택도 받았다.

대신 서울시는 엄격한 입주조건을 내걸었다. 서울시는 건축물 연면적 1만5698.7㎡의 50%이상을 R&D시설로 의무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본지가 입수한 마곡산단내 SM R&D센터 설계도면 일부. R&D시설로 분류된 공간에 회의실과 탕비실, 법무팀, 법무실장실, 기획실장실 등이 배치돼 있으며 연구조직인 EVI팀 좌석은 2석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한 마곡산업단지내 투자환경 자료. 티케이케미칼 컨소시엄은 2013년 대지면적 2990.3㎡ 부지를 분양받았다. [사진=SH]

그러나 SM그룹은 건물이 완공된 이후 R&D공간에 그룹본부와 계열사를 일반 사무실 형태로 입주시켜 논란을 키웠다. 서울시에 따르면 SM R&D센터에는 입주승인을 받은 △대한상선 △SM상선 △대한해운 외에도 △국일제지 △SM신용정보 △남선알미늄 △SM인더스트리 △SM스틸 등 다수 계열사가 무단 입주했다.

본지가 입수한 마곡산단 SM R&D센터 일부 설계도면에 따르면 SM그룹은 R&D시설로 사용해야 할 공간을 △회의실 △탕비실 △법무팀 △법무실장실 △기획실장실 등으로 활용했다. 해당층에 실제 연구목적으로 사용되는 공간은 EVI(에코빌리지)팀 좌석 2석이 전부였다. 사실상 SM그룹은 해당건물을 R&D센터가 아닌 '그룹사옥'으로 유용한 셈이다.

SM그룹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회사가 사명과 직함이 들어간 정식명함 외에 '연구원' 명함을 별도로 제작해 직원들에게 지급했다"며 "서울시나 SH, 강서구청 등 현장실사를 나오면 연구원 명함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시는 2021년 4월과 8월 두 차례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SM그룹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서울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2025년 3월 SM그룹에 입주계약 해지를 최종 통보했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업집적법)' 제40조 제3항(입주계약 해지후 재산처분 등)과 제40조의2(양도명령)에 따르면 입주자격을 상실한 기업은 산단내 토지와 건축물을 더이상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입주계약이 해지된 기업은 법정 처분기한내 해당재산을 처분(양도)해야 한다.

SM그룹에 부여된 재산 처분기한은 당초 1년이었으나 이후 서울시가 6개월 추가유예를 결정하면서 최종 처분시한은 오는 9월로 연장됐다. 강제처분 시한까지는 약 2개월 남짓 남은 상황이다.

서울시 산업입지과 관계자는 "지난해 3월 SM그룹측에 입주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그 다음날부터 산업직접법에 따른 재산 처분기한을 산정했다"며 "6개월 재산 처분기한을 연장한 것 역시 임의조치가 아니라 이행강제금 부과전 법률에 따라 부여하는 별도 이행기간"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이행기한은 오는 9월까지며 원매자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행기한을 추가 연장할 순 없다"고 못박았다.

본지가 입수한 마곡산단내 SM R&D센터 설계도면 일부. R&D시설로 분류된 공간에 회의실과 탕비실, 법무팀, 법무실장실, 기획실장실 등이 배치돼 있으며 연구조직인 EVI팀 좌석은 2석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서울 강서구 마곡동 SM그룹 R&D센터 부지 및 건물 관련 공적장부. [사진=박지영 기자]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투자요약안내서(티저레터)를 배포하는 등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SM그룹은 희망 매각가격을 당초 800억원 수준에서 최근 700억원대 초반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반응은 냉담하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매수의사를 밝힌 원매자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건물이 마곡 핵심 업무지구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빌딩임에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이유는 까다로운 '산업단지 입주규제' 때문이다.

해당건물은 마곡산단 관련 규정에 따라 일반 매수자가 자유롭게 매입할 수 없다. 원매자는 산단 입주자격을 새로 심사받아야 하며 매입후에도 건물 연면적의 50%이상을 R&D시설로 사용해야 한다. 잠재적 매수층이 극도로 제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무엇보다 매수희망 기업들은 매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협상 주도권은 매수자 측으로 기울고 오는 9월이후 수백억원대 이행강제금 부과 위기에 놓인 SM그룹 입지는 점점 좁아질 뿐이다.

산업직접법 제54조의2(이행강제금) 제1항에 따르면 관리기관은 처분기한내 토지와 건축물을 처분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처분대상 재산가액의 2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징수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는 9월까지 재산을 처분하지 않으면 사전통지 등 행정절차를 거쳐 이행강제금을 물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지가 입수한 마곡산단내 SM R&D센터 설계도면 일부. R&D시설로 분류된 공간에 회의실과 탕비실, 법무팀, 법무실장실, 기획실장실 등이 배치돼 있으며 연구조직인 EVI팀 좌석은 2석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서울 강서구 마곡동 SM그룹 R&D센터 부지의 토지대장 또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 티케이케미칼 컨소시엄이 2013년 해당 부지를 취득한 내역이 기재돼 있다. [사진=박지영 기자]

부동산업계와 감정평가업계는 해당자산 적정감정가를 630억~68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SM그룹이 부담해야 할 이행강제금은 △재산가액이 630억원일 때 126억원 △650억원일 때 130억원 △680억원일 때 136억원 △700억원일 때 140억원에 이른다.

시장에서는 이행강제금 규정을 일반적인 벌금보다 부담이 큰 제도로 평가한다. 해당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이행강제금이 매년 반복 징수되기 때문이다. 결국 SM그룹은 토지와 건물을 처분할 때까지 매년 100억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행강제금은 부과비율이 고정돼 있다"며 "재산을 처분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연 1회 반복 부과하며 재산을 처분할 때까지 동일한 비율로 계속 징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SM그룹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9월 직전 최초 투입원가 수준이나 그 이하 헐값으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며 "원매자는 매각가가 바닥을 칠 때까지 기다려도 결국 SM그룹은 눈물의 세일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SM그룹 관계자는 "현재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가격과 원매자 협의내용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동=박지영 기자([email protected]),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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