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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지 않는 집 공제 깎는다"⋯1주택 세제 '실거주'로 대수술


1주택자 최대 80% 공제체계 실거주 중심 재편 논의
비거주자는 15년 보유시 최대 30%⋯축소여부 쟁점
양도차익 30억부터 공제율 낮춰 최대 50% 제한 제안
고령자·직장이전 등 불가피한 비거주자 유예·특례 요구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땀의 가치보다 불로소득을 우대하는 '불로소득 공화국'의 실체입니다. 과세는 입에는 쓰지만 나라 경제에는 좋은 약과 같습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

정부가 실제 거주하지 않는 고가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공식적으로 공론화했다. 이에 따라 현행 1가구1주택 중심 세제공제 체계가 실거주 여부를 핵심기준으로 삼는 방식으로 재편될지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토론회에서는 고령자나 직장이전 등 불가피한 사유로 실거주하지 못한 1주택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세금납부 유예기간이나 예외기준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6 [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6 [사진=연합뉴스]

재정경제부는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부동산세제 경청토론회'를 개최하고 양도소득세(양도세) 장특공제 및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공제체계 개편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현재 시행중인 장특공제 제도는 1가구1주택자가 주택을 10년이상 보유하고 실제 거주할 경우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총 8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해 주고 있다. 만약 실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일반 공제율을 적용받아 10년 보유시 20%, 15년이상 보유시 최대 30%를 공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현행 보유기간 공제제도가 고가주택을 오래 보유할수록 세제혜택이 늘어나는 구조로 오히려 서울 강남 등지의 '똘똘한 한채' 선호현상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를 맡은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정부가 단순히 1주택 여부만으로 공제혜택을 주기보다는 실제 거주여부를 중심으로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는지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 교수 분석에 따르면 양도차익이 30억원일 때 장특공제를 최대한 적용받은 1가구1주택자 양도세 실효세율은 약 5%에 불과한 반면 다주택자 실효세율은 29.3%로 약 6배 세 부담 격차가 발생했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단계 더 나아가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항목을 아예 폐지하고 오직 실거주기간만을 따지는 '장특공제'로 세제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현행 제도는 실거주여부와 무관하게 장기보유만 유도해도 최대 40%까지 공제를 해주고 있어 투기적 주택수요를 촉진하고 있다"며 "오직 10년이상 거주한 경우에만 공제혜택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심 교수는 초고가주택에 대해서는 양도가액이 아닌 실제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공제율을 단계적으로 깎는 방안을 내놓았다.

심 교수는 "양도차익이 30억원을 초과하면 장특공제율을 기본적으로 10%포인트 낮추고 이후 차익이 10억원 늘어날 때마다 10%포인트씩 추가로 감면해 최대 공제율을 50%선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컨대 15억원에 취득한 주택을 50억원에 매각해 양도차익 35억원이 발생한 경우 보유·거주기간이 각각 10년이면 현행 공제율은 80%다. 심 교수는 공제율을 10%포인트 낮추더라도 양도세 실효세율은 약 9%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6 [사진=연합뉴스]
남산 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과세 형평성 제고를 위해 근로소득과 과세 불균형을 시정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10년간 10억원의 양도차익을 거둔 1주택자 양도세 실효세율은 약 1%에 불과하지만 같은기간 성실히 일해 번 10억원의 근로소득에는 약 25% 세율이 부과된다"고 꼬집었다.

남 소장은 "이는 우리사회가 땀의 가치보다 불로소득을 우대하는 '불로소득 공화국'임을 보여주는 실체"라며 "실거주자에게 혜택을 주더라도 부동산 양도차익을 지나치게 우대해서는 안 된다. 보유세 강화는 입에는 쓰지만 나라 경제를 살리는 약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측 역시 현행 공제구조가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역진적 구조를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현재 1가구1주택자는 양도가액 12억원까지 비과세를 적용받는 동시에 장특공제 혜택까지 이중으로 누리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강남 등 초고가아파트 소유자들이 가장 큰 세제특혜를 누리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또한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공제를 거주공제로 완전히 전환해 실거주기간이 길수록 공제율을 높이는 유인책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비거주주택에 대한 공제혜택을 모두 없애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장특공제는 장기간 누적된 양도차익과 물가 상승분에 따른 세 부담을 완화해 주는 순기능이 있다"며 "고가주택 공제한도를 일부 조정할 수 있으나 비거주주택이라는 이유로 보유공제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는 구조는 지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고령층 은퇴자나 근무지 변경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실거주하지 못한 1주택 실소유자들을 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진창하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보유공제를 축소하고 거주공제를 확대하는 정책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오래기간 거주하다가 부득이하게 다른지역으로 이주한 사례 등을 고려해 공제축소 유예기간을 주거나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완충장치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토론에 참석한 한 시민은 "고령 은퇴자들은 고정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보유세는 실현되지 않은 이익에 부과되는 세금"이라며 "보유세 인상과 장기보유 공제축소가 동시에 진행되면 고령 1주택자 현금흐름에 치명적"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주택을 최종매각할 때까지 세금납부를 유예해 주는 특례조치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세종시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한 참석자는 "현행처럼 2년 실거주요건을 충족할 때마다 매번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정부가 1가구1주택 비과세 혜택을 일생에 단 한차례만 적용하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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