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반도체대전(SEDEX)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살펴본 차세대 반도체 도식도.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71d32d134479c.jpg)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반도체는 데이터를 움직이는 기본이다.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고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정보로 바꾼다. 최근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반도체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기술은 기존의 선폭 축소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2nm(나노미터) 이하 극미세 로직 제품, HBM·M3D(고대역폭 메모리·모놀리식 3D 기반 적층형) 반도체를 융합한 시스템 집적 중심의 기술 개발 확대로 나아가고 있다. 극미세와 적층형 반도체를 통해 ‘저전력, 초고속’ 반도체 개발에 방점이 찍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배경훈)는 지난 5월 ‘K-문샷 프로젝트(K-문샷)’ 미션을 이끌어갈 총괄관리자(PD) 12명을 위촉한 바 있다.
‘K-문샷’은 과학 기술 분야 연구 생산성을 2030년까지 2배 높이고 2035년까지 국가 경쟁력 대도약에 필요한 국가 차원의 문제(12대 국가 미션)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범국가 사업이다. 12대 K-문샷 중 반도체 분야에서는 김지영 서울대 교수가 PD로 임명됐다.
저전력과 초고속을 달성하기 위해 반도체는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나눈다. 극미세 반도체를 만드는 데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영역은 ‘전공정(Front-End)’이다. 실제 나노(nm) 단위의 얇고 정밀한 회로를 웨이퍼 위에 직접 만드는 과정이 모두 전공정에 해당한다.
반도체 원천기술 확보 위해 국가 차원 전략적 지원 필요
![지난해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반도체대전(SEDEX)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살펴본 차세대 반도체 도식도.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2a577a80df852.jpg)
전공정에서 최적의 성능을 만들고, 후공정(Back-End)으로는 최고의 제품을 구축한다. 전공정에서 회로 선폭을 무작정 줄이는 것이 물리적·비용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최근 극미세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후공정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어드밴스드 패키징(Advanced Packaging)’이라고도 부른다.
전 세계적으로 극미세 공정 기술이 경쟁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미국은 기업과 대학 연구단체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기존 FinFET(트랜지스터를 3차원 입체 구조로 만든 기술) 구조를 벗어나 GAA(Gate-All-Around) 구조를 활용한 수직적층형 소자 공정 개발을 진행하며 2차원 채널 소자 기술 개발 확대에 나서고 있다. GAA는 3나노(nm) 이하의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서 기존 FinFET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개발된 현존 최고의 트랜지스터 기술로 꼽힌다.
고집적 메모리 분야에서는 기존의 실리콘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채널 소재와 메모리 성능 향상을 위한 구조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 미국, 대만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차세대 3D 패키징은 프로세서(CPU, GPU, NPU, TPU 등) 칩위에 메모리(HBM, HBF등)을 적층하는 기술이다. 미국의 엔비디아, 중국의 칭화대, 벨기에의 IMEC 등이 뛰어들었다.
IMEC(아이멕, Interuniversity Microelectronics Centre)은 벨기에 루벤(Leuven)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영리 독립 반도체 종합 연구소이다.
M3D(Monolithic 3D, 모놀리식 3D)는 반도체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차세대 3차원 반도체 집적 기술이다. FinFET이나 GAA가 칩 내부의 ‘트랜지스터 하나’를 3D로 만드는 기술이라면 M3D는 칩 전체의 구조를 아파트처럼 위로 층층이 쌓아 올리는 기술을 일컫는다.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은 전 세계 선도기업과 격차가 크다. 상용 메모리는 수요중심 맞춤형 메모리 개발로 변화하며 반도체 수율 향상을 위한 소자·공정·패키징을 통합하는 시스템 집적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메모리 이외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글로벌 선도기업과 격차가 여전하다.
김지영 K문샷 반도체 PD(서울대 교수)는 “2nm 이하급 극미세 공정 구현을 위한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한양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등이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세화에 따른 전기적 특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FinFET, GAA 구조보다 혁신적 차세대 소자 구현 기술(CFET, 2D 채널 소자 등) 확보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 성균관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이 ‘초고성능 로직 소자 분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초고집적 메모리도 중요하다. 미세화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3D 적층과 차세대 메모리 구조 기반의 초고집적 기술 개발이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울산과학연구원(UNIST),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차세대 3D 패키징 기술 확보도 시급하다. AI 반도체, HBM 수요 증가에 따라 시스템 성능 향상과 전력 효율 개선을 위해 2.5D/3D 적층, 칩렛(기능별로 쪼갠 작은 칩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하나의 반도체로 만드는 기술)과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기반의 고집적 패키징 기술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이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 서울과학기술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이 나서고 있다.
2nm 이하 극미세 공정, 적층형 반도체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는 확대되고 있는데 국내는 소자기업 중심의 상용 메모리 개발이 주를 이룬다. 반도체 기술 장벽 타개를 위한 핵심 원천기술 개발은 글로벌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상황이다.
메모리 분야를 제외한 소자와 패키징 분야는 글로벌 선도 기업과 국내 기업 간의 공백 기술 격차가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의 다부처사업인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측은 “관련 사업을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요구 성능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을 개발, 글로벌 선도기업과 기술격차를 좁히는 게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극미세 공정과 적층형 반도체는 높은 기술 난이도와 대규모 투자 부담으로 민간 주도의 기술 확보에 한계가 있다. 공백 기술 선점과 미래 반도체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1조638억 투입, 초저전력 AI 가속기 원천기술 독자 확보
![지난해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반도체대전(SEDEX)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살펴본 차세대 반도체 도식도.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c1a27782f9c30.jpg)
선단 공정으로 진입할수록 공정 복잡도 증가, 첨단 장비 활용, 실증 비용 확대 등으로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분야이다. 민간 단독으로는 장기간·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다. 정부의 선제적 지원을 통해 기술 공백 영역 발굴 과 미래 유망기술 확보가 필요한 셈이다.
정부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장벽 극복을 위해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 공백기술을 발굴하고 민간 투자가 어려운 국가 반도체 핵심기술 확보와 기술 경쟁력 유지를 위한 선제적 투자에 나선다.
K-문샷 반도체 미션(극미세적층형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이 그것이다. 단기적 기술 보완을 넘어 기존의 컴퓨팅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꾸는 ‘반도체 대전환(SX)’ 프로젝트이다. 궁극적 미션은 초고성능, 초저전력 AI 가속기 원천기술을 독자 확보하는데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27년부터 2034년까지 8년동안 총 1조638억원 규모의 핵심 신규 예산이 투입되는 ‘극미세적층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R&D)’을 시작한다. 이번 사업은 2개 사업에 총 131개 세부 과제로 이뤄져 있다.
반도체 최선단 기술확보와 기술장벽 해결을 위한 극미세 적층형 반도체 기술 선제 확보, 주력 반도체 임계점 돌파가 목표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미국, 대만 6개국 중에서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초·원천, 설계 부분은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차세대반도체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이 간격을 좁혀 나가는 게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김 PD는 “현재의 AI 혁명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빅테크기업이 주도하는 프론티어적 인프라 연구와 대만의 파운드리 중심 반도체 공급 체인이 구축한 견고한 제조 환경이 AI 혁명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대만이 다져 놓은 파운드리와 미국의 칩 아키텍처 환경 위에 고성능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망으로 승차한 형국이라는 거다. 자체적 AI 생태계의 바닥을 완벽하게 내재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의 변화에 쉽게 흔들릴 수 있는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불안정한 상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 PD는 “K-문샷 반도체 미션은 국민 에이전트(Agent) 시대와 디지털 주권 수호를 공고히 하기 위해 기존 대비 연산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독자적 초지능 인공지능(ASI) 하드웨어 국산화와 시스템 PoC(Proof of Concept) 실증을 국가 명운을 걸고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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