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연봉 찔끔 올랐다고 탈락"…공공임대 문턱서 우는 2030


소득기준 넘으면 월세시장으로…내집마련 종잣돈도 '막막'
대출한도까지 줄어 현금부담 가중⋯"주택바우처 확대 필요"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30대 A씨는 최근 청년 공공임대주택 입주자격을 알아보다 신청을 포기했다. 근로소득이 기준을 조금 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민간 임대주택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서울 원룸과 오피스텔 월세가 빠르게 오르면서 월급의 상당부분을 주거비로 써야 하는 처지다.

정부가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소득기준을 아슬아슬하게 넘긴 청년들은 여전히 정책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비싼 월세를 감당하며 내집마련 자금까지 모아야 하는 청년층을 위해 지원기준을 촘촘하게 재설계하고 주거비 부담을 직접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문 모습. 2026.7.9 [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 한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문 모습. 2026.7.9 [사진=연합뉴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역세권 등 청년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보편형 공공임대주택' 6만호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포함해 2030년까지 청년층에 공공임대주택 40만호이상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공공임대보다 소득·자산요건을 넓혀 중간소득층까지 수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청년이 신청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은 크게 행복주택과 매입임대, 전세임대 등으로 나뉜다. 행복주택은 정부가 직접 지어 공급하며 매입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기존 주택을 사들여 임대하는 방식이다. 전세임대는 청년이 원하는 주택을 찾으면 공공기관이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은 뒤 청년에게 재임대하는 구조다.

공급방식은 다르지만 소득과 자산이 입주를 가르는 핵심기준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행복주택 청년계층에는 본인소득·자산기준이 적용되고 매입·전세임대는 신청순위에 따라 부모소득과 자산까지 함께 심사한다.

청년 1인 가구는 보통 전년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20%이하인 약 457만원을 초과하면 신청이 제한될 수 있다. 매입·전세임대는 취약계층을 1순위로 두고 2순위는 본인과 부모 합산소득이 100%이하인 경우, 3순위는 본인소득이 100%이하(약 381만원)인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소득기준에 맞더라도 유형별로 규정된 총자산 요건을 넘으면 입주는 어려운 구조다.

문제는 대기업 신입사원이나 몇년차 직장인이 돼 연봉이 조금만 올라도 이 소득기준을 미세하게 초과한다는 점이다. 결국 공공임대 청약에서는 자격미달로 탈락하고 서울 아파트를 사거나 비싼 민간전세를 구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해 주거 취약지대로 밀려나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공공임대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도 민간시장의 높은 주거비를 감당해야 하는 청년들이 정책 공백지대에 끼이는 이유다.

여기에 금융권 대출규제까지 겹치며 청년층 주거사다리는 더 약해졌다. KB국민은행은 수도권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반토막 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출모집 접수를 중단하거나 모기지보험 취급을 제한하며 대출 문턱을 대폭 높였다.

예컨대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적용하면 산술적으로는 4억원까지 빌릴 수 있지만 최근 은행들이 자체 대출한도를 3억원으로 제한하면서 당장 현금 1억원을 더 구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생활비를 쪼개 매월 200만원씩 저축하더라도 고스란히 4년 넘게 모아야 메울 수 있는 액수다. 그 사이 집값이 더 오르면 내집마련 시기는 영영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입주요건을 넓힌 보편형 공공임대를 대안으로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소득·자산기준이나 임대료체계는 아직 미정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주택 공급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청년층 임대료 부담을 직접 낮추는 실질적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 주거안정을 실현하려면 현행 주택바우처 제도를 확대해 공공임대에 들어가지 못한 청년까지 폭넓게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연봉 찔끔 올랐다고 탈락"…공공임대 문턱서 우는 2030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