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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월드컵서 선보인 '로보틱스 시대'...현대차 '아틀라스·스팟' 주목


16강전서 월드컵 최초로 휴머노이드 공식 볼 딜리버리
해외 매체도 집중 조명…"미래 기술 기업" 존재감 각인

[아이뉴스24 양길모 기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16강 하프타임이 끝나가던 순간, 8만여 관중의 시선이 경기장 한쪽으로 쏠렸다.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공인구를 들고 등장한 것은 선수가 아니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였다.

아틀라스는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주심에게 다가가 공인구를 전달한 뒤 엘링 홀란드의 명상 세리머니를 비롯해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의 대표 세리머니를 잇달아 선보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2026 북중미 월드컵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경기장은 순식간에 거대한 로보틱스 쇼케이스로 변했고,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FIFA 월드컵 경기에서 공식 볼 딜리버리를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래 로보틱스 기술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직접 체험시키는 새로운 스포츠 마케팅의 시작이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아틀라스' 월드컵 볼 딜리버리 [사진=현대차 유튜브]

이번 퍼포먼스는 월드컵 개막 전 공개된 현대차 글로벌 캠페인 'School of Football'의 연장선이다.

영상 속 아틀라스는 사람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수백만 차례의 시뮬레이션과 강화학습을 거쳐 라보나 킥과 같은 고난도 축구 기술을 익혔다. 인간의 움직임을 로봇 구조에 맞게 변환하는 모션 리타게팅, 전신 균형을 유지하는 전신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기술을 완성해 나간다.

손흥민을 비롯한 세계적인 선수들이 아틀라스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놀라는 모습은 '로봇이 인간에게서 배운다'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현대차는 복잡한 기술 설명 대신 축구라는 세계 공통의 언어를 활용해 '피지컬 AI'와 차세대 휴머노이드 기술을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로비를 순찰 중인 보안용 스팟.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기술 혁신을 상징했다면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은 실용성과 친근함을 담당했다.

스팟은 경기장 주변에서 순찰과 모니터링, 관람객 안내 등 실제 운영을 지원하며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로봇이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캠페인 영상에서는 아틀라스와 함께 축구를 배우는 모습으로 등장해 첨단 기술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낮추는 역할도 수행했다.

현대차는 두 로봇을 통해 "로봇은 연구실 속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일하고 경험을 만드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미국의 마케팅 전문지 '애드위크'는 현대차그룹 아틀라스 기사 캡쳐 [사진=애드위크 기사 캡쳐]

글로벌 주요 언론들도 이번 퍼포먼스를 비중 있게 다뤘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월드컵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고 평가하며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사람의 움직임을 학습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아틀라스의 학습 기반 휴머노이드 기술에 주목했다.

또한 '아틀라스'는 스스로 사람의 움직임을 학습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는 보스턴다이나믹스 관계자의 설명을 인용하며, 이러한 학습 방식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학습 방식에 가깝다고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CES 2026에서 공개된 양산형 아틀라스의 첫 대규모 공개 시연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현대차그룹이 연구실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로봇의 성능을 검증하는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수만 명이 모인 경기장에서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구현하기 위해 통신 시스템과 보행 알고리즘을 새롭게 설계한 기술적 배경을 집중 조명했으며, 애드위크(Adweek)는 월드컵 후원을 기술 경험으로 확장한 새로운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사례라고 평가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아틀라스 [사진=현대차]
현대차, 선수 같은 아틀라스의 축구기술 훈련 과정 공개 [사진=현대차]

한편 이번 월드컵에서 현대차가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브랜드 인식 변화다.

그동안 FIFA 공식 파트너로 차량과 운영 모빌리티를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로보틱스를 전면에 내세워 미래 산업을 이끄는 기술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더욱 주목받는 부분은 이번 월드컵이 단순한 시연이 아니라 향후 산업 현장 적용을 위한 검증 무대였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미국 로보틱스 생산시설에서 아틀라스를 양산해 자동차 제조 공정에 우선 적용하고, 2028년부터 미국 생산공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위험도가 높고 반복적인 작업을 휴머노이드가 수행하도록 해 제조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미래 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종합 기술기업으로 브랜드 포지셔닝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한다.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 지성원 부사장은 "현대차는 앞으로도 인간 중심의 기술을 일상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로보틱스를 통해 확장될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비전과 로보틱스가 인류의 진보를 함께하는 파트너임을 다채롭고 창의적인 브랜드 경험을 통해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모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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