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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물가 뒤흔든 전분 담합⋯공정위, 역대 최대 7476억원 철퇴


대상·CJ제일제당·삼양사·사조CPK, 7년 넘게 가격 인상·인하 시기 담합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과자와 빵, 음료, 맥주 등에 사용되는 핵심 원재료인 전분·전분당 시장에서 7년 넘게 가격 담합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자 코너.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 업체가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7년 5개월간 사업자 간 거래(B2B)에 적용되는 전분·전분당 판매가격의 인상·인하 시기와 폭 등을 사전에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담합 사건 역대 최대 규모인 총 74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지난 5월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 당시 부과된 671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공정위의 담합 제재 사상 가장 큰 규모다. 공정위는 앞서 검찰의 요청에 따라 해당 4개 법인과 관련 임직원도 고발한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조사 기간 동안 모두 13차례에 걸쳐 판매가격을 공동으로 조정했다. 국제 옥수수 가격이 상승할 때는 원가 상승분을 신속하게 가격에 반영하기로 합의했고, 원료 가격이 하락한 시기에는 거래처의 가격 인하 요구에 공동 대응하며 인하 폭은 줄이고 적용 시점은 최대한 늦추는 방식으로 담합을 이어갔다.

특히 가격 조정 과정에서는 거래처에 발송하는 가격 인상 공문의 내용과 발송 시점까지 사전에 맞춘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 관계자들은 서로의 공문 내용을 확인하고 발송 여부까지 점검했으며, 거래처와의 가격 협상 과정에서는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업체가 협상을 주도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합의한 목표 가격이 유지되도록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 같은 담합으로 시장 경쟁이 사실상 제한됐다고 판단했다. 국내 B2B 시장에서 이들 4개 업체의 점유율은 전분 95.7%, 전분당 86.4%에 달한다.

전분·전분당은 과자와 빵, 음료, 빙과, 맥주 등 식품 제조에 폭넓게 사용되는 것은 물론 제지와 철강 등 산업용 원재료로도 활용되는 만큼 가격 담합의 파급력이 컸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11월에는 전분 판매가격이 2018년 담합 시작 당시보다 최대 73% 오른 ㎏당 971원까지 상승했다. 반면 원료 가격이 하락한 이후에는 판매가격 인하 폭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대상의 영업이익은 2023년 901억원에서 2025년 1505억원으로 사조CPK는 같은 기간 140억원에서 361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담합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약 6조525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최종적으로 실수요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졌고, 이는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과징금과 함께 법 위반 행위 금지 명령 및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도 내렸다. 이에 따라 4개 업체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분·전분당 가격을 독자적으로 다시 결정해야 하며, 향후 3년간 반기마다 가격 변경 내용을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친 가격 담합으로 경쟁이 제한되고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품 원재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며 "시장 경쟁 질서를 회복하고 담합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엄정하게 제재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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