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됐으나 극적 반전의 불씨는 남아있다. 서울회생법원이 2주안에 최소한의 운영자금 조달방안이 마련될 경우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덕분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금책임을 둘러싸고 대립해온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채권자 메리츠금융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홈플러스 향방을 가를 핵심변수로 부상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4부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고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년4개월 만이다. 당장 회사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운영자금 2000억원의 조달확약이 없는 상태에서 회생계획안 실현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결과다.
다만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되돌릴 마지막 수단은 남아있다. 회생법에 따르면 채무자는 결정일로부터 14일이내 즉시항고할 수 있다. 법원은 항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경우 기존 결정을 변경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재도의 고안'이라고 부른다.
결국 관건은 돈이다. 법원은 재도의 고안카드를 열어두면서도 자금조달 문제해결을 사실상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홈플러스에 운영자금 2000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조달방안을 제시하라는 데드라인을 부여한 셈이다. 항고기한은 오는 17일이 공휴일인 만큼 20일전후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회생 폐지 결정에도 MBK·메리츠 평행선 '여전'
공은 다시 MBK와 메리츠로 넘어갔다. 양측은 최근 한 달 넘게 홈플러스 정상화 방안을 놓고 첨예한 책임공방을 벌여왔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에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메리츠는 그동안 담보권 실행유예와 상거래채권 변제협조, 조건부 금융 1000억원 에스크로 예치 등 채권자 역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위기의 근본원인은 MBK의 경영실패에 있는 만큼 최대주주가 추가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이후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 위기는 지난 10년간 MBK가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경영의 결과"라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서는 자산 14조원 규모의 김병주 회장과 MBK파트너스의 책임 있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MBK는 이미 충분한 수준의 책임을 부담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차원의 연대보증 제공과 김병주 회장의 개인증여 등을 통해 수천억원 규모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으며 추가자금 투입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남은기간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홈플러스는 결국 별도의 파산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파산이 현실화되면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자산을 관리·처분하고 채권자 배당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메리츠금융이 전국 62개 점포를 신탁담보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점포매각 등 담보권 실행절차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긴급투쟁을 선포하고 MBK와 메리츠를 향해 2000억원 규모 운영자금을 즉각 투입하라고 촉구했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이번 회생절차 폐지는 대주주 MBK와 채권단 메리츠는 물론 정부와 국회까지 모두가 책임을 외면한 결과"라며 "MBK와 김병주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고 회생 가능성을 살리기 위한 긴급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진광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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