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6월30일 서남권, 지난 2일 충청권 그리고 3일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까지.
삼성과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한화그룹, 셀트리온, 앰코테크놀로지 등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삼성이 투자 규모뿐 아니라 각 지역마다 필요한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끈다.

삼성은 총 2655조원의 국내 투자 계획 중 625조원은 호남(425조원), 충청(140조원), 영남(60조원)에 투자해 지역별 미래 산업 거점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가장 큰 비중인 2030조원은 기존 투자처인 평택·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투입하지만, 각 지역에도 수백 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셈이다.
회사는 특히 반도체 산업의 핵심 기반시설인 전력과 용수를 정부에 요청했다. 지난달 30일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은 "원스톱 행정 지원이 절실하다"며 국가산업단지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의 안정적인 공급을 요청했다.
전력의 경우,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도 필요하다고 봤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충청권에서는 교통망과 투자 여건 개선에 무게를 뒀다. 지난 2일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는 디스플레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차세대 배터리, 인공지능(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에 1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천안·아산까지 조기 연장하고 경쟁국 수준의 투자 인센티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첨단산업 인재와 협력사가 지역에 모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투자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영남권에서는 제조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이 제시됐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사장은 휴머노이드와 AI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 등을 중심으로 6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로봇사업 특화단지 지정과 투자 인센티브 지원을 요청했다.
로봇사업의 경우 곧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만큼,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 사장은 조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주도의 발주 사업 확대를 건의했다. 미국 등 주요국이 정부 발주를 통해 조선 산업의 안정적인 수요를 뒷받침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제시한 지원책이 첨단산업 투자의 현실적인 조건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마다 투자 대상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반시설과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주대영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선임연구위원은 "첨단산업은 공장만 지어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전력과 용수는 물론 교통, 교육, 생활 인프라까지 함께 갖춰져야 우수 인력이 지역으로 이동하고 기업 투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지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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