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되면서 사실상 파산 선고가 내려졌다. 한때 국내 2위 대형마트의 퇴장이 현실화할 경우 직원, 협력사, 입점점주, 건물주 등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기업 경영 실패를 넘어 지역 상권과 유통 공급망 전반에 충격이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의 이행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을 통해 대형마트를 67개 핵심 점포 중심으로 재편해 사업성을 높이고 잔존사업을 매각하는 등 경영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회생계획안 수행에 필요한 최소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끝내 마련하지 못했다. 법원은 지난달 말까지 2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을 소명하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다만 회생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14일 이내 즉시항고와 함께 회생계획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경우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른바 '재도의 고안'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할 경우 상황이 반전될 여지는 남아 있는 셈이다.
그동안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은 회생에 필요한 자금 부담을 둘러싸고 첨예한 입장 차를 보여왔다. 이에 법원이 제시한 기한 내에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회생 실패의 대가는 막대한 사회적 파장
만약 14일 이내 즉시항고 등이 제기되지 않을 경우 폐지 결정은 확정된다. 이 경우 홈플러스는 이달 중 별도의 파산 신청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파산 선고 시 법원이 선임한 관재인이 회사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배당하게 된다.
문제는 파산이 현실화할 경우 사회·경제적 후폭풍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우려는 고용 문제다. 지난달 말 기준 홈플러스 임직원 약 1만2000명의 대규모 실직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직원들은 아직 6월 급여도 받지 못한 상태다.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과 거래하는 수백개의 업체들이 수금 회수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일반 상거래 채권은 후순위 채권인데,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2월 말 기준 104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미지급 납품 대금 규모는 업체당 평균 7억7400만원으로 알려졌다.
약 40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투자자 피해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점업체와 건물주들의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매장 내 입점점주들은 보증금 회수와 매출 정산금 지급 여부를 우려하고 있다. 점포 운영이 축소되거나 폐점이 진행될 경우 영업 기반 자체를 잃을 수 있다. 홈플러스 점포를 보유한 건물주와 부동산 투자자들 역시 임차료 수익 감소와 공실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지역 상권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 대형마트는 단순한 유통시설을 넘어 주변 상권의 집객 기능을 담당한다. 유동인구 감소와 매출 하락 등 지역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직원과 협력업체, 입점점주, 투자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기업"이라며 "파산이 현실화하면 피해가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유통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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