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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하반기도 흐림⋯쿼터·고환율·전기료 '삼중고'


"환율 더 올라갈 리스크 있어⋯원재료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 나와"
"신규수요 발굴·수입재 대응 통한 내수시장 공략⋯재건수요 등 기회 포착도"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국내 철강업계의 하반기 전망이 여전히 흐리다. 유럽연합(EU)의 신철강 조치로 무관세 쿼터가 소폭 줄어든 데다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비용 부담과 산업용 전기료 문제까지 겹치며 업계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EU는 이달 1일부로 역내 전체 철강 무관세 수입 쿼터를 기존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46% 삭감했다.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기존 25%의 두 배인 50%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보유한 국가 쿼터는 258만톤에서 207만3000톤으로 약 19.7%(51만톤) 감소해 경쟁국 대비 양호한 수준이라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경쟁국인 중국과 인도, 튀르키예 등은 각각 65.9%, 30.2%, 29.4% 쿼터량이 감소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정부의 쿼터 협상 결과에 대해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쿼터를 축소 없이 다 받았으면 제일 좋았겠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을 줄인 것은 정부가 노력한 부분으로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줄어든 쿼터 물량을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다음 과제로 꼽힌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쿼터 물량 자체가 예전 대비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부족한 물량을 내수로 돌린다는 방침이 나온 만큼 앞으로 어떤 정책이 나오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 자동차, 조선이 철강의 핵심 내수 시장인데 이 내수시장을 어떻게 살리느냐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중국산 제품 의존도가 변수로 지목된다. 이 관계자는 "조선업은 현재 호황이지만 중국산 후판을 여전히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 차원의 반덤핑 관세 등으로 중국산 가격이 오르면 국내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만 하반기부터는 원가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우려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1550원을 웃돌며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석탄 등 대부분의 원재료를 수입하는 구조로 환율이 오르면 원가도 증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는 것은 원래 철강업에 좋은 않은 시그널이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입장에서 환율 상승이 결코 좋은 신호는 아니"라면서도 "다만 수출 물량이 늘고 있는 만큼 일부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환율이 더 올라갈 리스크가 있다 보니 전기로 회사 등을 중심으로 원재료(스크랩)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최근 스크랩 가격이 오른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철강 업계 전반에서 전기료 부담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철강산업은 24시간 공장을 쉼 없이 가동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산업으로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 경쟁국인 중국(127원/kWh), 미국(116원/kWh)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업계는 수출 다변화를 전략으로 삼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고수익성 위주 제품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며 "결국 경쟁력 있는 가격과 다양한 포트폴리오, 고객 맞춤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이 수출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 건설 수요를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물보다 많은 철근과 H형강, 전력·냉각 설비용 강재가 필요한데 이런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중동 재건 수요에 대해서는 "전쟁이 끝나면 이 부분에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합의가 끝나야 (재건 수요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산업탄소중립연구실장은 "신철강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전후 재건 수요 등을 활용해 수출 전환을 노리고 국내 시장 공급 대응으로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는 전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전쟁에 따른 가격 급등 등으로 회복 기조가 나타났지만 하반기부턴 가격도 정체가 예상되고 수출도 규제에 직면해 있어 신규 수요 발굴, 수입재 대응 등을 통한 내수 시장 공략이 중요할 것 같다"며 "재건수요,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투자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요인 포착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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