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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서 '세금폭탄' 맞은 DL이앤씨⋯빗장 풀린 이란서 돌파구 찾나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과세당국으로부터 8553억 규모 법인세 추징
1975년 국내 최초 진출 후 50년 뚝심⋯과거 이란 최대 수주 건설사 명성
수주실적이 입찰좌우하는 중동시장…"장기 성장성이 재무우려 잠재울 것"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DL이앤씨가 사우디아라비아 세무당국으로부터 8500억원 규모 법인세 추징 통보를 받았다. 단기적으로는 자기자본의 16%에 달하는 대형 재무리스크에 직면했지만 건설업계와 자본시장에서는 DL이앤씨가 보유한 독보적인 중동사업 역량과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의 무리한 과세에 법적대응을 공식화한 가운데 과거 국내 최대 규모 이란 플랜트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과 현지 네트워크가 이번 위기를 상쇄할 강력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과세당국은 최근 DL이앤씨가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수행한 프로젝트를 문제 삼아 법인세 약 8553억원을 부과했다. 사우디 당국은 한국본사 인력이 국내에서 수행한 설계·조달(EP)용역까지 현지소득으로 간주해 세금을 매겼다.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전경. DL이앤씨의 전신인 대림산업은 이란에서 정유·가스 플랜트 사업을 수행하며 중동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사진=DL이앤씨]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전경. DL이앤씨의 전신인 대림산업은 이란에서 정유·가스 플랜트 사업을 수행하며 중동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는 즉각 반발했다. 이미 국내에서 해당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정상적으로 납부한 만큼 명백한 이중과세이자 한·사우디 조세조약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지 이의신청과 국가간 상호합의절차(MAP) 등 모든 법적수단을 동원해 불복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실제 대규모 현금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현지 소득세법상 불복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세금납부가 유예되기 때문이다. 조세조약과 사우디 국세청의 기존지침도 DL이앤씨에 유리해 단기적 재무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업계가 이번 리스크의 반전카드로 꼽는 것은 DL이앤씨의 독보적인 '중동사업 레퍼런스(수주실적)'다. 전신인 대림산업은 지난 2016년 약 2조3036억원 규모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따낸 단일 프로젝트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비록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로 사업환경에 제약을 받기도 했으나 중동의 핵심국가에서 초대형 에너지인프라를 총괄해 본 경험치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중동 정세 변화와 맞물려 노후화된 현지 에너지인프라의 재건수요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은 세계적인 원유·가스 매장국이지만 장기간의 투자공백으로 정유 및 발전설비 노후화가 심각하다. 중장기적으로 제재완화와 국책사업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이미 검증된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가진 DL이앤씨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밖에 없다.

대형 플랜트 공사일수록 과거 실적이 입찰의 성패를 가르는 중동시장 특성상 DL이앤씨가 축적한 자산은 향후 강력한 수주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제재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거시적 변수가 남아있지만 시장여건이 개선국면에 진입하는 순간 독보적인 무기가 된다는 뜻이다.

한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이란시장 확대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여건이 개선될 경우 과거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 건설업계 전문가는 "당장 이란-한국시장이 적극적으로 재개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제재완화와 투자여건 개선이 이뤄질 경우 과거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며 "중동사업은 결국 경험과 레퍼런스가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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