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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9000억 베팅' 지누스, 적자 딛고 '환골탈태'


'실패한 베팅' 혹평 뚫은 현대百 '뚝심'…내수정복·비용절감에 'V자 반등'
'미국 올인' 탈피하고 내수 53% 폭발…글로벌 다변화로 체질개선 성과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현대백화점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자 한때 '실패한 베팅'이라는 혹평까지 거론됐던 글로벌 가구·매트리스기업 '지누스'가 마침내 반등의 서막을 열었다. 인수 직후 불어닥친 미국 매트리스시장의 극심한 침체와 관세 폭탄으로 2024년 창사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불과 1년만에 체질개선에 성공하며 흑자구조를 재구축했다. 한때 '비싼 수업료'로 불렸던 9000억원 베팅이 실패한 인수라는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누스. [사진=지누스]
지누스. [사진=지누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누스는 지난해 매출 9132억원, 영업이익 2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2024년 영업적자 54억원을 기록한지 1년만이다.

지누스의 부진은 현대백화점의 인수시점과 맞물려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약 9000억원 거금을 투입해 지누스를 인수했다. 당시 코로나19 비대면 특수 속에서 급성장한 온라인 가구·매트리스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현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글로벌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인수 직후 악재가 쏟아졌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주택경기가 급랭했고 소비위축과 공급망 교란이 겹치며 미국시장에 치우쳐 있던 지누스 실적은 수직 하락했다.

2022년 1조1596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9523억원으로 17.9% 감소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656억원에서 183억원으로 72.1% 급감했다. 2024년에는 매출이 9204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54억원 영업적자를 내며 현대백화점 연결 실적을 갉아먹는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전락했다.

증권가에서도 현대백화점 목표주가를 산정할 때마다 지누스를 가장 큰 '할인요인(Discount Factor)'으로 지목해 왔다.

완연한 반전은 2025년 실적에서 증명됐다. 매출 감소세는 이어졌지만 영업이익 258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회복 발판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단순 비용절감을 넘어 사업구조를 재정비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체질개선 핵심은 '미국 단일시장 의존도 탈피'와 '내수시장 정복'에 있다. 현대백화점 유통 인프라와 결합효과가 본격화되면서 2023년 384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매출은 지난해 590억원까지 치솟으며 2년만 53%이상 급성장했다.

최근에는 한국 주거환경에 맞춘 '플로우 모션베드'와 프리미엄 침대 프레임 '루미' 등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누스. [사진=지누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글로벌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가 선보인 한국형 모션베드 신제품 '플로우 모션베드 세트'.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해외 전략도 달라졌다. 과거 미국 시장 비중이 절대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아시아와 유럽, 중남미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2023년 멕시코 현지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캄보디아 법인을 세우며 생산·영업 거점을 넓혔다. 최근에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대형 총판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신규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단순한 흑자 전환을 넘어 지속 가능성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시장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국내 시장 확대와 신흥시장 공략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이 인수 당시 기대했던 글로벌 가구 플랫폼 전략이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인수 이후 3년간 현대백화점 발목을 잡았던 지누스는 이제 반등 가능성을 시험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9000억원 베팅의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적어도 시장의 시선은 '실패한 M&A'에서 '반등 기틀을 마련한 승부수'로 돌려세우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누스 관계자는 "글로벌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미국 고객사의 매트리스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완화되고 있는데다 추가 ODM 수주 및 상호관세 환급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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