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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틸법, 17일부터 시행⋯전기요금은 여전히 과제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윈한 세제·지원금이 골자
업계 요구 전기요금 지원 문제는 수용 되지 않아
"철강이 후순위로 놓일 수 있다는 점도 업계 우려"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 이른바 'K-스틸법'이 17일부터 시행됐다.

K-스틸법은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정책과 세제, 보조금 등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근로자가 고온의 쇳물이 담겨 있는 용광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근로자가 고온의 쇳물이 담겨 있는 용광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탄소중립 규제 강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한 철강업계를 정부 차원에서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업계가 요구해 온 전기요금 지원 등이 시행령에서 빠지면서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력 다소비 산업인 철강업계는 전기요금 상승이 곧바로 원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021년 4분기 킬로와트시(kWh)당 105.5원에서 2024년 4분기 185.5원으로 약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40%대에 그친 주택·일반용 인상률과 비교하면 제조 현장의 부담이 더 크다는 평가다.

지난 4월 낮 시간대 전기요금을 낮추고 저녁 시간대 요금을 높이는 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이 시행됐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철강업계는 24시간 멈추지 않고 설비가 가동되기 때문에 낮 시간대 할인만으로는 부담 완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민동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현행 전기요금 체계로는 철강업계의 부담을 덜기 쉽지 않다고 봤다.

민 교수는 "예전에는 야간 요금을 싸게, 낮 요금은 제값으로 받았는데 신재생에너지가 낮에 집중적으로 생산되면서 낮에 싸고 밤에 비싼 구조로 바뀌었다"며 "24시간 멈추지 않고 설비를 돌려야 하는 철강 입장에선 낮에 깎인 만큼 밤에 더 내는 셈이어서 평균 단가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전·송전·배전이 모두 국가 독점인 만큼 어느 산업에 전력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정부가 결정하는 영역"이라며 "반도체·조선·농업 등 여러 산업을 두루 살피는 과정에서 철강이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은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근로자가 고온의 쇳물이 담겨 있는 용광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값싼 전력은 그동안 철강이 가졌던 경쟁력 중 하나였는데 그 여건이 달라지고 있다"며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와 함께 대안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기요금을 일률적으로 낮추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봤다. 철강만 지원할 경우 석유화학 등 다른 업종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저탄소(그린) 철강을 만들 때 쓰는 전력에 한해 요금을 낮춰주자'는 조건부 방식이 거론되지만 여기에도 보완할 지점이 있다는 게 민 교수의 진단이다.

민 교수는 "고철을 녹이는 전기로 업체들은 이미 상대적으로 저탄소 방식으로 생산해 온 곳들"이라며 "기존 설비는 제외하고 새로 짓는 전기로에만 요금을 깎아준다면 형평성 측면에서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가가 전력을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지 큰 틀의 로드맵을 제시해 줘야 기업도 국내 투자와 해외 이전 사이에서 판단할 수 있다"며 "그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요금 수준을 논의하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력을 탄소 규제의 수단으로 볼 것이냐, 산업정책의 수단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정리가 아직 분명하지 않다"며 "정부 차원에서 방향을 잡아줘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근로자가 고온의 쇳물이 담겨 있는 용광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제철소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전기요금 지원은 철강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별도 정책으로 다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산업탄소중립연구실장은 "전기요금 문제는 철강뿐 아니라 여러 산업이 요구하고 있어 별도의 정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역별 차등 요금이나 저탄소 투자 조건부 전력 요금 경감 등도 가능한 옵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강처럼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분야를 지원할 제도가 현재로선 없다"며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전략에 탄소차액계약과 전환금융 활성화 등 탄소다배출산업에 특화된 대규모 지원제도가 담기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K-스틸법을 구체적 지원책이라기보다 향후 지원의 토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가 주도해 경영환경이 어려운 철강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높일 제도적 틀이 마련돼 시행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K-스틸법 자체로 구체적 지원이 된다기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토대라는 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 정부 시책에 협력하며 후속 지원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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