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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우간다 에볼라 확산…이익 앞에 백신·치료제 늑장 [지금은 과학]


WHO, 위험도 커지고 있어…국제 공조 절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에서 보호장구를 착용한 적십자 요원들이 에볼라로 숨진 어린이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에서 보호장구를 착용한 적십자 요원들이 에볼라로 숨진 어린이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6월 6일 현재 콩고 민주 공화국에서는 총 515명의 에볼라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91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은 약 18%에 이른다. 우간다에서는 19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2명이 사망했고 1명의 추정 환자가 사망했다.

이른바 분디부교(Bundibugyo) 바이러스로 인한 에볼라 질병이 콩고와 우간다를 공포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국제 공조가 약해 대응에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SMCK)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처음에 알려진 이투리의 최초 의심 사례는 2026년 4월 24일부터 증상을 보이기 시작해 3일 후에 사망한 남성”이라며 “5월 23일 적십자는 5월 5일에서 16일 사이에 사망한 3명의 직원의 발병이 확인되기 전인 3월 27일 몽괄루에서 사체 관리 활동 중 에볼라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에서 보호장구를 착용한 적십자 요원들이 에볼라로 숨진 어린이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6월 6일 현재 기준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의 분디부교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례 분포. [사진= WHO]

류 센터장은 “초기 샘플에서 자이르 에볼라바이러스만을 감지하고 분디부교 에볼라바이러스는 감지하지 못하는 테스트를 사용했기 때문에 에볼라 음성 반응이 나왔다”며 “이후 분디부교 에볼라바이러스를 감지하는 테스트를 사용했고 5월 14일 최초로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에볼라 사태는 아프리카에서 정기적으로 대유행했다. 그때마다 백신 업체 등 기업들은 백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유는 ‘돈이 안 된다’ 기업 이익 논리였다. 사람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기업은 아프리카를 대상으로는 ‘이익’만을 재고 있었던 셈이다.

국제 공조가 필요한 시점인데 도널드 트럼프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는 길을 걸었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동력을 잃은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분디부교 바이러스 백신과 관련해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나서고 있다. CEPI 측은 분디부교 에볼라 백신에 대해 즉시 개발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며 개발에 수개월이 걸린다는 점에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CEPI는 2014∼2016년에 1만1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 당시 국제사회의 대응 실패를 반성해 2017년 1월에 만들어졌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될 때 백신 개발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WHO측은 “우간다의 발병은 역학적으로 콩고에서 시작된 전파와 연관돼 있고 해외 유입 감염과 접촉자, 의료 종사자 간의 2차 전파 증거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WHO는 파트너 기관들과 함께 아프리카 대륙 차원의 에볼라 대비와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아프리카 국가들이 에볼라 발병에 대비하고 신속하게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5억1800만 달러의 지원을 요청했다.

콩고 등이 정치적으로 불안한 것도 이번 상황을 악화하고 있는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발병 지역 치안 상황이 불안정하고 접근 자체가 어려운 곳이 많다는 거다. WHO 측은 “보건 시설에 영향을 미치는 안보 관련 사건들이 증가하면서 해당 지역의 운영에 추가적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대응을 위한 접근성을 제한하고, 감시와 대응 활동을 방해하며, 미확인 감염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분디부교 바이러스는 오르토에볼라바이러스(Orthoebolavirus) 종 중 하나인 분디부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중증의 에볼라병이다. 인수공통전염병이다. 과일박쥐가 자연 숙주로 추정하고 있다.

사람 감염은 박쥐나 영장류와 같은 감염된 야생동물의 혈액이나 분비물과의 접촉을 통해 발생한다. 이후 감염된 사람의 혈액, 분비물, 장기 또는 기타 체액이나 오염된 표면 또는 물건과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WHO는 ‘위험 평가’를 통해 “콩고민주공화국의 위험도는 지속적 전파와 새로운 보건 구역으로의 확산으로 국가, 지역적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우간다의 위험도는 해외 유입 사례를 통한 국경 간 전파가 확인됐고 인근 국가와 역학적 연관성이 지속되고 있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WHO는 “분디부교 바이러스 발생이 확인된 국가와 육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의 경우 위험도가 높은데 아프리카 지역의 나머지 국가들과 전 세계적 위험도는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는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SMCK) 미디어 브리핑에서 “환자 발생 속도를 보면 2018년보다 훨씬 빠르다”며 “이번 유행은 한 달 만에 약 1000명 가깝게 늘어나고 있는데 진단 안 된 환자들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만약 우간다가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되면 생각보다 유럽이나 미국으로 유입되는 환자들이 상당히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국내 유입 가능성은 크지 않겠는데 혹시라도 교민 중에서 이송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IVI) 과학담당 사무차장은 “(국제 공조와 백신 개발 등) 미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사라지면서 어려운 국면에 빠져 있다”며 “전문가뿐 아니라 대응 인력, 자금 등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갑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유행하면 기존엔 우리나라의 경우 ‘얼마나 유입될까’ ‘얼마나 안전할까’ ‘우리 교민은 어떨까’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며 “이제는 인도적 차원이든,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대비 겸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현장에 직접 가서 해당 질병에 대한 연구 기초 부분을 감당하고 의료 지원도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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