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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9개월간 침묵...'공소기각 판결'에 입 연 권 전 대법관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5년 동안 이렇게 한 사람의 인권을 그냥 철저하게 유린하는 게 대한민국 민주 법치 국가에서 가능한 일입니까?"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법률 상담을 하고 대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순일 전 대법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공소기각 선고를 받은 뒤 나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법률 상담을 하고 대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순일 전 대법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공소기각 선고를 받은 뒤 나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11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권순일 전 대법관이 법원을 나서면서 이렇게 말했다. 의혹이 불거진 지 4년 9개월 만이다. 권 전 대법관이 자신의 사건과 관련해 공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법을 왜곡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죄를 만들어내는 행태는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제가 알기에 수사기관의 위법 행위로 인해서 인권을 침해당하고 많은 억울한 일을 당한 국민이 많이 있다"며 "이런 국민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진상을 조사해서 위법 행위를 밝히고 그러한 위법 행위를 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같은 일에 대해서는 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권 전 대법관의 고문직 논란은 2021년 9월 17일 언론 보도로 처음 불거졌다. 퇴직 후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으로 재직하며 법률자문을 했다는 의혹이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일당' 주범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법인이다.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였고, 정치권에서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대선 쟁점으로 확산하던 상황이었다. 20대 대선을 6개월 앞두고서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7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주심 노정희 대법관)에 참여해 다수 의견(무죄 취지)을 냈었다.

정치권에서 권 전 대법관을 지목해 '사후수뢰 아니면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언론 보도 일주일쯤 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과 국민혁명당, 클린선거시민행동이 권 전 대법관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이 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변호사법 위반은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대상 범죄가 아니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권은 경찰에게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개시권이 있는 사후수뢰죄와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라고 밝혔다. 고발장에 적시된 죄명은 사후수뢰와 공직자윤리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등이었다.

검찰은 3개 혐의 중 공직자윤리법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분리해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송했다가 이듬해인 2023년 9월 다시 이송받아 수사했다. 이후 권 전 대법관을 세번 불러 조사한 뒤 2024년 8월 7일 변호사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김대규 부장판사는 이날 "변호사법 위반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의해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공소제기는 수사개시권이 없는 검사의 위법한 수사에 의한 것으로 절차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최기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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