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김민지 기자]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 총회가 집중된 오늘(30일) 압구정5구역은 현대건설이, 신반포19·25차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이 각각 시공권을 확보했다. 유효 경쟁이 성립된 두 사업장에서 시공능력 평가 1·2위 건설사가 나란히 수주에 성공하면서 조합원들의 대형사 브랜드 선호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평가다.

압구정 내 유일한 유효경쟁…현대건설, 도시정비 수주 8조 돌파
압구정5구역재건축조합이 이날 개최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은 조합원 1016명(서면결의서 포함) 중 599표를 획득해 DL이앤씨(398표)를 제치고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기권은 19표였다.
압구정5구역은 압구정아파트지구 내에서 유효 경쟁이 성립된 유일한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지난 25일 총회를 연 압구정3구역은 현대건설이 수의계약으로 수주했으며, 지난해 압구정2구역 역시 삼성물산이 입찰을 포기하면서 현대건설이 단독 수주한 바 있다. 압구정4구역은 지난 23일 삼성물산이 수의계약으로 가져갔다.시공능력평가는 현대건설이 2위고, 삼성물산이 1위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압구정2·3·5구역을 수주해 압구정에서만 약 9조8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만 보면 현대건설은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이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압구정3구역(5조5610억원), 신길1구역 공공재개발(6607억원), 군포 금정2구역 재개발(4258억원)에 이어 압구정5구역까지 더한 결과로, 연간 수주 목표인 12조원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압구정5구역은 압구정동 한양1·2차 아파트를 지하 5층~지상 최고 68층, 8개동, 1397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압구정지구 내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지만, 한강을 사이에 두고 성수동과 마주하고 있으며 갤러리아 백화점과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이 가까워 입지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공사들 사이에서도 한강변에 브랜드를 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구역에 대한 관심이 컸고 경쟁도 치열했다. 특히 이 곳은 '한양'이라는 아파트 단지여서 현대건설의 입김이 강한 압구정지구의 다른 '현대' 아파트보다는 조합원들의 표심을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현대건설이 제안한 단지명은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다. 현대건설은 압구정에서 수주한 사업장들에 '압구정 현대'가 들어간 단지명을 제시했다. 3.3㎡당 공사비는 1168만원으로 DL이앤씨(1139만원)보다 29만원 높으며, 총 공사비는 1조4960억원, 공사 기간은 67개월이다.
현대건설은 한화와 손잡고 압구정5구역을 갤러리아 백화점, 압구정로데오역과 연계하는 통합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복합개발 구상을 제안했다. 또한 압구정2·3구역과 연계한 입주민 전용 수요응답교통(DRT) 서비스 도입도 추진한다. 이용객 요청에 따라 실시간으로 경로가 변경되는 이 서비스는 현대건설 시공 단지 간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한 구상이다. 압구정3·5구역에는 금융권과 협업해 프라이빗 자산관리 센터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주비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100%를 지원하며, 조합원 분담금 납부는 최대 4년 유예된다. 조합원 환급금은 입주 시 지급된다.
![압구정5구역의 현대건설 조합원 홍보관에 마련된 단지 모형도. 2026.05.18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def63c79a8502c.gif)
사업규모 작은 신반포19·25차에 유효경쟁⋯결국 삼성물산 품으로
같은 날 삼성물산은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19·25차에서 시공권은 거머줬다. 신반포19·25차재건축조합이 이날 서울교육대학교 종합문화관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 결과, 삼성물산이 조합원 399명 중 238표를 얻어 포스코이앤씨(159표)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신반포19·25차 재건축 사업은 19차(242가구)와 25차(169가구)를 비롯해 한신진일(19가구), 잠원CJ아파트(17가구) 등 총 447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재건축 후에는 지하 4층~지상 49층, 7개 동, 613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며, 총 공사비는 약 4400억원 규모다.
압구정5구역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의 사업장인데도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세대당 2억원 금융지원금을 둘러싸고 조합 집행부의 문자 발송 논란과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총회 직전까지 긴장감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포스코이앤씨는 평당 980만원 확정 공사비, 양도성예금증서(CD) 대비 마이너스(-) 1%포인트(p)의 조달 금리 등과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조합원들의 표심을 흔들었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최종 낙점을 받으면서 설욕전을 펼쳤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4년 부산 촉진2-1구역 수주전에서 포스코이앤씨에 시공권을 빼앗긴 바 있다.
삼성물산이 신반포19·25차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올해 도시정비 수주액이 약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치쌍용1차 재건축(6892억원)과 압구정4구역 재건축(2조1154억원)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의 올해 도시정비 수주액 목표치는 7조7000억원이다.
삼성물산은 반포·압구정을 잇는 한강변 핵심 사업지에서 존재감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김상국 삼성물산 주택개발사업부장(부사장)은 "신반포19·25차의 미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제안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조합원들에게 약속한 대로 반포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일루체라'를 제안했다. 또한 사업비 전액 한도 없는 최저금리 책임 조달, 이주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00%, 입주 시 분담금 100% 납부 등 조합원 자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신반포19차와 25차 모두에 동일하게 19.4평 규모의 면적 확대 방안을 제안했다.19·25차 두 단지 모두 용적률을 299.99% 수준으로 맞춰 어느 한쪽도 상대적으로 불리하지 않도록 설계했다는 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임대주택 물량도 신반포19차 34가구, 25차 41가구로 유지해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요인을 최소화했다.
/이효정 기자([email protected]),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