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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숙여 급한 불 끈 정용진⋯훼손된 브랜드 신뢰 회복은 과제


걷잡을 수 없는 '탱크데이' 논란에⋯정용진 회장, 대국민 사과 진행
오너 등판에 소폭 잦아든 비판 여론⋯진정성 있는 후속 행보 주목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5·18 탱크데이' 논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스타벅스 코리아가 '신뢰 회복'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이고 사태 수습에 나서며 급한 불은 껐지만,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장기적으로 큰 리스크가 될 수 있기에 향후 추가 행보가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마케팅 관련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마케팅 관련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27일 카페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전날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탱크데이 마케팅 관련 논란에 대해 머리를 숙였다. 정 회장은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셨다는 점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준도 더욱 높이겠다"고 사과했다.

정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건 지난 2024년 3월 회장 취임 후 처음이다. 몇 차례 공식 사과문과 함께 관련 실무 담당자 및 담당 임원, 손정현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대표까지 해임됐으나, 국민적 공분이 점점 커지며 논란이 정치권까지 번지는 양상을 보이자 그룹 총수 차원에서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앞서 스타벅스는 5·18 기념일인 지난 18일 탱크 데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텀블러 판매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해당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과 전두환 신군부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함께 사용된 홍보 문구 역시 논란이 됐다. 행사 안내 문구에 포함된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이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치안본부의 발표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마케팅 관련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단호한 입장과 함께 쇄신을 다짐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왔다. 급격히 악화하던 여론 역시 완전 돌아선 건 아니지만,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로서 사태 수습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사태가) 더 크게 번지는 걸 막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정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선 당일 불매 운동 여파로 제기된 선불충전금 전액 환불 요구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관련 시스템 개발 과정을 거쳐 내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일 동안 충전 금액 사용 비율 조건과 관계없이 고객이 요청할 경우 한시적으로 예외 환불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스타벅스는 약관에 따라 마지막으로 카드에 돈을 충전한 시점의 잔액을 기준으로 60% 이상 사용한 뒤, 남은 40% 이하의 금액만 환불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마케팅 관련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마케팅 관련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다만 이미 훼손된 브랜드 이미지 회복은 과제로 남았다. 여전히 이번 사과가 진정성이 없고, 재발 방지책이 미흡하다는 부정 평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시장 내 위상을 고려하면 당장 지각 변동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해 이미지 회복에 실패할 경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스타벅스가 흔들릴 경우 그룹 차원의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번 사태 이전부터 지속된 내수 침체, 저가커피 브랜드의 부상 등으로 인한 카페 시장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스타벅스의 지배력이 예전만 하지 않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스타벅스 운영사 SCK컴퍼니 매출은 3조2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30억원으로 9.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425억원으로 6% 줄었다.

최근 여론 악화로 인한 소비 위축 현상까지 뚜렷하다. 전날 대국민 사과에서 질의응답에 나선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매출을 따질 상황은 아니지만, (논란 이후) 굉장히 많은 매출 감소가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교환권' 선물 순위에서도 7년 만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고, 한 때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기준 배달의민족 교환권, 신세계상품권, 올리브영 교환권, bhc 교환권, 메가MGC커피 교환권 등에 밀려 8위에 위치한 상태다. '카페' 순위에서는 1위 자리를 두고 메가MGC커피, 투썸플레이스 등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카페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업계 내 위상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크게 흔들리거나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스타벅스)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워낙 높고, 이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이 주력이었던 만큼 훼손된 이미지 회복에 실패한다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다윗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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