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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거점도매' 갈등 확산…유통가 "공급망 쏠림 우려"


약사회도 수급 혼선 지적⋯대웅 "물류 효율화, 품질 책임 소재 명확"
물류 기준 강화⋯유통업계 "차량·인력 부담 커질 것"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대웅제약의 의약품 유통 구조 개편이 약국·유통업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회사는 물류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수급 불편과 유통 주도권 재편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본사 전경.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은 올해 3월부터 ‘블록형 거점도매’ 체계를 도입했다.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 거점 도매사가 의약품 공급과 반품·회수 등을 맡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여러 도매업체가 대웅제약과 직접 거래했다. 새 체계에서는 입찰로 선정된 10개 거점 도매사가 권역별 물류 허브 역할을 한다.

대웅제약은 유통 단계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실시간 배송 위치와 도착 시간 확인, 재고 관리, 반품 처리 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공급망을 표준화하면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도 분명해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약국가의 반응은 다르다. 대한약사회는 새 체계 시행 이후 일부 약국에서 주문 혼선과 수급 불편이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사전 안내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기존 거래 도매상을 통해 제품을 공급받던 약국 입장에서는 주문 경로와 거래 조건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유통업계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소 도매업체의 거래 기회가 줄고, 소수 거점 도매사에 물량이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우에 따라 유통 독점으로 번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거점 방식은 의약품 유통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이라며 “약국이 필요한 품목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환자가 처방전을 들고 여러 약국을 찾아다니는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약국의 구매 경로가 막힌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이번 체계는 단순한 거점 도매 방식이 아니라 ‘물류 책임’ 구조라는 설명이다.

거점 외 도매상도 거점 도매사를 통해 품목을 공급받을 수 있어 거래 경로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반품 처리 기간도 기존 다단계 구조에서는 수개월이 걸렸지만, 새 체계 도입 이후 10일 이내로 단축됐다고 밝혔다. 월평균 4만건 거래 중 민원은 0.11% 수준이라고도 설명했다.

유통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번 개편이 단순한 거래처 조정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거점 파트너사에 배송관리시스템(TMS)과 AI 기반 수요예측시스템(DCM)을 지원하고 있다. 1일 2회 정기배송, 3시간 이내 긴급배송, 10일 이내 반품 처리 등 구체적인 서비스 기준도 제시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배송 추적과 재고 관리를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유통업계는 이 기준이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정기배송과 긴급배송, 반품 대응을 맞추려면 차량과 인력 운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수료와 배송료가 기존 수준으로 유지되더라도, 고정비 증가로 실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문·배송 정보가 대웅제약 플랫폼으로 모이는 점도 쟁점이다. 대웅제약은 자체 온라인 플랫폼 ‘더샵’으로 주문을 일원화해 유통 데이터를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품목별 수요와 권역별 재고 흐름을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도매업체의 영업 정보와 거래 데이터가 플랫폼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통 주도권이 대웅제약 쪽으로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이번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체계 확산 가능성이 있다”며 “대웅제약의 방식이 배송 안정성과 품질 개선 효과를 입증하면 다른 제약사도 유사 모델로 공급망을 재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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