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국회가 대형마트 새벽 배송과 심야 영업 규제 완화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 환경 속에서 '온·오프라인 규제 불균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15년간 이어져 온 유통 규제 체계도 변화의 기로에 섰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전체 회의를 열고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 4건을 상정해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번에 회부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는 대형마트의 온라인 새벽 배송 허용부터 심야 영업 제한 완화, 의무휴업 자율화 등 다양한 규제 완화 방안이 포함됐다.
현재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는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을 받고 있으며,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도 적용받고 있다. 지난 2012년 골목상권 및 전통시장 보호를 목적으로 제도가 도입된 이후 15년 가까이 유지돼 온 규제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다. 김동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의 오프라인 영업 규제는 유지하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 시간에도 온라인 주문 상품의 포장·반출·배송은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최근 온라인 유통업체가 급성장하는 반면 대형마트는 동일한 온라인 배송 경쟁에서도 영업시간 제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은 시간제한 없이 새벽 배송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심야 시간 배송 준비조차 어려워 역차별 논란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 5년간 온라인 플랫폼 업체의 매출은 평균 12.8% 증가했지만, 대형마트는 4.4% 감소했다.
산자위는 긍정적 효과에 무게를 두고 검토 중이다. 박희석 산자위 수석전문위원은 "업계 간 찬반 의견이 대립하는 사안이지만,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업체 간 규제 형평성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통업계가 변화하는 제도와 환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일정한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보다 강도 높은 규제 완화 법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김성원 의원안은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SSM)에 적용되는 자정~오전 10시 영업시간 제한 규정을 삭제하고, 공휴일 의무휴업 원칙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프랜차이즈형 체인 점포와 가맹점사업자 운영 점포를 준대규모점포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유통 규제 체계 전면 재검토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만일 개정안이 현실화하면 전국 주요 점포는 단순한 판매 시설을 넘어 사실상 도심 물류 거점으로 기능하게 된다.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심야 시간대 상품 선별(피킹)과 포장, 출고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근거리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신선식품 배송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되면서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장악해 온 새벽 배송 시장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마트 규제 완화 논의가 본격화되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미 일부 대형마트는 당정의 새벽 배송 허용안과 관련해 물밑 검토에 들어갔다. 롯데마트는 일부 점포의 가맹점 전환 등을 검토하며 규제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사업은 유통산업발전법 등 규제의 영향으로 성장에 제약을 받아왔다"면서 "온라인, 대형마트, 전통시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유통 생태계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