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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없다"⋯서울 재건축 이주 수요에 임대차 '긴장'


양천·성동·용산 전세 매물 감소⋯전세난 장기화 우려
압구정·목동 등 정비사업 본격화⋯잠재 이주 수요 변수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서울 전세시장에서 가격 상승과 함께 매물 감소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수·매도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전세 공급 축소와 재건축 이주 수요가 향후 임대차시장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2026년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66%, 월세가격은 0.6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0.55%)을 웃도는 수준이다. 수도권 역시 전세 0.50%, 월세 0.51% 상승하며 임대차시장 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남산 인근에서 바라본 이파트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남산 인근에서 바라본 이파트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지역별로는 송파구 전세가격이 한 달 새 1.39%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노원구도 1.17% 상승했다. 성북구(0.91%), 마포구(0.82%) 등 실거주 선호지역 역시 상승폭이 확대됐다. 월세시장 역시 노원구(1.17%), 송파구(1.05%) 등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졌다.

주간 기준으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KB국민은행 KB부동산이 발표한 '5월 2주 주간 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6% 상승했다. 강북구(0.76%), 광진구(0.59%), 노원구(0.53%), 용산구(0.50%), 성동구(0.48%)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임대차시장 강세 배경으로 매매시장 관망 흐름이 길어지고 있는 점을 꼽는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도·매수 모두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시행 예고와 세제 개편 가능성 등이 이어지며 실수요가 임대차시장에 머무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양도세 중과 종료 전 막판 급매 거래가 상당 부분 이뤄지면서 강남권과 경기 핵심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감소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매수 관망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실거주 이동 수요는 유지되면서 임대차시장 부담으로 연결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 자체보다 전세 매물 감소 현상을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서울 양천·영등포·성동·강남 등 재건축 이주 예상 지역 인근에서는 최근 전세 물건이 빠르게 줄고 있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1만6210건으로 집계돼 올해 1월 1일(2만3060건) 대비 29.7% 감소했다. 특히 양천구·성동구·영등포구 등 재건축 이주 수요가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몇 달 사이 전세 매물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성수역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최근에는 가격을 조정해서라도 전세를 구하려는 문의가 이어지는데 막상 소개할 만한 물건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건축 이주 가능성이 있는 단지 주변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기준 성동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약 390건으로 집계됐다. 연초(약 1400건 수준)와 비교하면 약 72% 감소한 수준이다.

매매 매물 역시 감소세다. 아실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지난 3월 말 8만80건까지 늘었지만 이달 7일 기준 6만9554건으로 줄었다. 약 한 달 반 만에 13%가량 감소한 셈이다.

수급 지표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둘째 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77.9로 4주 연속 상승했다. 다만 기준선인 100에는 여전히 못 미쳐 매매시장 관망세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월세화 흐름도 전세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세사기 이후 임대인들의 반전세·월세 선호가 강해졌고, 임차인 역시 금리 부담 등을 고려해 월세 계약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압·여·목·성 이주 대기"…서울 전세시장 흔드는 재건축 변수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 주요 정비사업지의 재건축 이주 수요도 향후 임대차시장 변수로 거론된다. 정비업계와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등에 따르면 올해 관리처분 및 이주 단계에 진입한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은 약 54곳, 3만가구 규모로 추산된다.

압구정 재건축 대상 단지는 약 1만가구, 여의도 재건축 단지는 약 1만가구 규모로 추산된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14개 단지, 약 2만6000여가구 규모다. 성수 전략정비구역 일대에서도 8000~1만가구 수준의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 속도와 이주 시기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향후 수년간 서울에서만 4만~5만가구 규모의 잠재 이주 수요가 순차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 이주 수요는 생활권과 학군, 출퇴근 여건 등의 영향으로 기존 거주지 인근에서 이동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전세 공급 감소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특정 시기에 이주 수요가 집중될 경우 지역별 전세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세입자가 있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주택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 범위를 확대하며 거래 정상화와 유동성 회복에 나선 상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조치는 매물 확대보다는 거래가 위축됐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유동성 회복에 의미가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과 대출 규제가 유지되고 있어 단기간 내 매물이 크게 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매매시장 거래 회복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화, 재건축 이주 수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당분간 임대차시장 중심의 수급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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